대선주자 인터뷰②이재명 "나? 좋은 사람 아니라 부패척결 머슴…문재인은 점잖은 성군"읽음

정제혁·김한솔 기자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53)은 3일 “남들은 다 성장, 성장 하는데, 그거야말로 포퓰리즘”이라며 “경제적 기회와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고, 경쟁질서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주 방위군을 시켜 노조 파업을 지원한 루즈벨트 대통령처럼 노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 시장은 또 “이 사회 기득권자는 재벌로 불리는 경제권력이다. 이 거대한 기득권과 싸울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법대로 하면 재벌은 해체된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김광호 정치에디터가 경향신문 접견실에서 약 2시간30분간 진행했다.

■“나는 좋은 사람은 못 되는 것 같다”

-왜 지금 이재명인가.

“이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격차, 불공정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공정국가 건설이다. 핵심 요소는 국가권력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행사 하느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기득권자들이 권력과 예산으로 자신들 잇속을 채우고 주변 친인척, 측근의 이익을 위해 남용한 거다. 이 나라가 범죄집단의 지배도구로 전락했다. 그게 가져온 것이 불공정한 룰, 불평등한 기회, 불평등한 배분이다.

공정국가 건설은 부정·부패 하지 않고 비리 저지르지 않고 공적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저는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 궤도에서 한 번도 이탈한 적이 없다. 정말로 치열하게 기득권자들, 부당함, 부조리, 불공정에 대항해 싸웠고 이겨왔다. 그 점들을 보고 국민들 일부가 ‘70년 적폐를 청산하고 정상적인 나라,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데 이 사람은 어떨까’ 기대를 해보는 것 같다.

나는 좋은 사람은 못 되는 것 같다. 인간적 측면에서 좋은 사람, 주변사람과 잘 지내고 적당히 잘 나누고 먹을 거 있으면 좀 나누고.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면서 좋은 평판 받고 품격있게 사는 사람은 못 되는 것 같다. 형수 쌍욕, 철거민들 억압했다, 이런 비난도 받지만 그건 제 치열한 삶의 일부였다. 우리 7남매 중 유일하게 공적권한을 남용해서 부당이익 추구하고자 했던 우리 형님 부부하고 등을 졌다. 그냥 놔뒀으면 내가 친·인척 비리사범이 됐을 거다”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타 후보보다 공정사회 실현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뭔가.

“공정사회 건설은 불공정한 사회로부터 부당이득 얻고 있는 소수 기득권자들과의 전쟁을 의미한다. 기득권자들과 싸우는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첫째 싸울 의사가 있어야 된다. 그건 기득권을 나누고 있느냐, 나누고 있었느냐 여부로 알 수 있다. 저는 기득권 세력도 아니고 사회 주류도 아니다. 언제나 변방, 비주류였다. 스스로 그런 삶을 선택했다. 판검사 할 수 있었지만 안했다. 지방자치를 맡은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제가 맡은 부분에서 하나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용기다. 공직자로 살아온 삶을 봐야 한다. 국민이 부여한 예산과 권한과 기회를 갖고 그에 부합하는 성과를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 못 만들었다면 부적격이다. 자질 부족이다. 저는 작지만 증명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세번째, 이 사회 기득권자는 재벌로 불리는 경제권력이다. 이 거대한 기득권과 싸울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저는 재벌체제 해체를 주장한다. 이재용 구속하라는 것이다. 노동 존중하고 노동자 몫이 늘어나는, 가계 몫이 늘어나는 경제를 만들어야 이 나라 경제가 살아난다. 재벌해체 쉽게 할 수 있다. 법대로 하면 된다. 과도한 지배력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부당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다 배임죄로 처벌하면 된다.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특허법 위반이다. 근로기준법은 주 52시간 이상 일 시키지 말라고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 법대로 정상고용하면 일자리 60만개가 생겨난다. 불법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명확하게 해야한다는 거다. 엄청난 불법을 저질렀으면 재벌 회장들 구속돼야지.”

■“부패기득권 세력이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사이다 이재명’ ‘싸움꾼 이재명’이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득권자들이 만든 프레임 중 하나가 소위 중도론이다. 보수 진보를 따지기 전에 합법과 불법, 정상과 비정상을 따져야 한다. 불법 범죄집단이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그들은 보수가 아니다. 척결해야 될 사회악들이다. 지금 보수·진보 중에서 보수 쪽으로 이동해야 된다는 것은 부정과 부패를 조금은 용인해야 된다는 뜻이다. 대중은 그 행태를 이미 이해하고 있다.

보수·진보가 있다고 치자. ‘나는 무조건 1번’ 이런 사람도 있고, ‘나는 무조건 2번’ 이런 사람도 있다. 부동층, 서양 용어로 하면 스윙보터도 있다. 소위 1번이 취하는 정책은 사실은 빈말이고 기득권자들에게 도움되는 정책이다. 진보개혁 진영이 합리적 정책을 추진한다. 두 가지를 놓고 합리적 토론해서 고른다면 진보를 고르게 돼 있다. 그런데 왜 안 고르느냐? 못 믿기 때문이다. 진보개혁진영은 말만 많고 무능하다는 프레임이 있다. ‘보수는 부패하긴 한데, 나쁜 놈이긴 한데, 유능해’ 이런 게 있다. 그런 상태에서 뭘 고르냐면 좀 부패해도 유능해서 나한테 떨어질 게 있는 쪽을 고른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정책을 집행했고, 시행할 수 있다고 믿어지면 누구를 찍을까. 그래서 나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적이 증명된 진보개혁진영은 지지받는다. 그런데 이 증거는 클 필요가 없다. 작아도 증거다. 저 같은 경우가 그런 거라고 보는 거다.

스윙보터는 포지션 이동하는 사람 안 믿는다. 정치는 신뢰가 자산이다. 모두가 거짓말하면 거짓말 잘하는 사람을 뽑겠지만 거짓말 안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를 선택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치에서 하도 거짓말을 하다보니까 거짓말 가장 잘하는 사람이 뽑힌 게 박근혜다. 나는 지금 이 표지션을 계속 유지할 거다. 일부러 선택받기 위해 포지션을 옮길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게 해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포지션 이동은 불신의 원인이다.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이 중도 확장성이 있다.

-‘포지션을 옮기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런 태도는 무섭고 소통 불가능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

“내가 싸우는 상대는 이 나라를 범죄 국가로 만들어버린 부패한 기득권 집단이다. 그건 척결해야 된다. 타협할 수도, 양립할 수도 없다. 그게 현재 대한민국의 제 1과제다. 옆집과는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옆집에 숨어있는 강도는 잡아서 제거해야 한다. 한국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회악적 부패 기득권 세력과는 공존을 모색할 게 아니라 비타협적으로 투쟁해야 된다. 그들을 두렵도록 만드는 일을 우리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들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 논의의 장에서 배제해야 한다.”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현재 대통령 권한만 갖고도 천국을 만들 수 있다”

-척결대상이 얼마나 되나.

“샌더스 표현 방식에 의하면 1%. 물론 그 1%가 다 척결 대상은 아니다. 부정부패, 정경유착하는 세력, 불법으로 이익을 보는 세력을 제거하는 거다. 그래서 검찰개혁이 중요하다. 공직자의 청렴성을 유지되게 하는 최후의 방법이 검찰 아니냐. 그런데 이 칼이 녹슬어서 부패해졌다. 이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인사권자의 문제다. 윤석렬 같은 사람 총장 시켜놔봐라. ‘마음대로 수사하라. 내 가족이고 아들이고 다 구속하라’고 하면 신나서 다 때려잡는다. 그렇게 해보는 게 내 꿈이다. 그렇게 하려면 최고 권력자 본인이 깨끗해야 한다. 검찰이라는 권력을 정화하는 건 칼을 깨끗이 가는 것과 같다. 칼을 갈려면 칼을 가는 사람이 깨끗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빨아버리고 싶다’는 표현이 연상된다.

“정말 그러고 싶다. 우리는 모든 개인이 평등하고 실질적 자유를 누리는 민주적 공화국을 한 번도 못했다. 이걸 해야 한다. 내가 이번 촛불혁명을 건국명예혁명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우리가 합의한) 건국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패 기득권자들의 범죄행위를 소탕하는 것이 우리가 합의한 민주공화국의 마지막 화룡정점이다. 그건 보수의 가치다. 그런데 부패 기득권자들은 ‘너 진보구나?’ 이렇게 말하려고 한다. 진보 옆에는 종북 빨갱이가 기다린다. 내가 진보·보수를 논하기 전에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그런 맥락이다.”

-집권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검찰개혁을 통한 사회개혁이겠다.

“너무 쉽다. 자기가 손해볼 각오를 하면 된다. 못하는 이유가 뭐냐. 측근들이 줄줄이 걸려서 못하는 거다. 정말 치열하게 자기관리 해야 된다. 그거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 마누라라도 잡아라’ 하고 권한을 진짜로 주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검찰을 찾아야 비로소 가능하다. 내 꿈은 박근혜가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수갑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는 거다. 이명박을 국고손실죄로 감옥에 보내는 거다.”

-그런 식이라면 현행법 틀 내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현재 대통령 권한만 갖고도 나는 천국을 만들 수 있다. 대통령은 법적으로 부여된 권한과 재량의 권한을 갖고 있다. 시행령, 시행규칙 다 바꿀 수 있다. 국회가 협조 안해도 이것만 행사하면 당장 세금 15~20조 더 걷을 수 있다.”

-저항이 만만치 않을 텐데.

“다 핑계다. 의지 문제다. 또 용기 문제다. 저항이 엄청나겠지만 그걸 이겨내야 한다. 누구나 좋은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 좋은 이야기는 다 베낀 게 박근혜다. ‘별 따다 줄게요. 어떻게 따올 건데? 그러니까 내가 따올게요’ 이런 거 아닌가. 문제는 누가 진짜로 할 수 있느냐다. 그건 뭘 보고 판단하나. 일관성 있는 태도를 취해왔느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성과를 냈느냐, 그 기회를 이용해 사익을 도모한 게 있느냐 하는 게 판단 기준이다. 그런 점에서 나 같은 사람이 선택받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로봇 태권브이가 있는데 마징가제트 왜 만드나”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급등했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 원인은 뭐라고 보나.

“국민들은 고립된 알맹이들이 아니라 무수한 신경망으로 상호 중첩적으로 연결돼 있는 하나의 유기적 공동체로 바뀌었다. 이 유기적 공동체는 1억 개의 눈·귀와 5000만개의 입을 갖고 있는 하나의 인격체다. 이들을 끌어가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망상이다. 이들을 충직하게 보좌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 될 거다, 저는 거기에 충실한 거다.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된 게 아니다. 2015년 2월 처음으로 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에 들어갔다. 종북몰이 당할 때 다들 이재명이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이 내가 정치적으로 태어난 날이다. 모든 종편 언론들이 ‘이재명이 종북 자금줄’이라고 도배했지만 그 제삿날에 처형의 장에서 내가 화려하게 부활한 거다. 종북몰이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는 정치인을 대중이 발견한 거다. 그 후로 지지율이 1%, 2%, 3%, 4% 이어지다 촛불 국면에서 갑자기 상승했다. 그래서 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일부에선 내가 과격한 사이다 발언 때문에 지지가 올라갔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 훨씬 과격한 말하고 과격하게 행동하는 사람 많다. 그들은 지지율 떨어졌다. 왜 그럴까. 일관성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잘 싸워왔다는 평가는 내 지지율에 이미 반영된 거고 이제는 ‘미래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고민이 시작될 것 같다. 정책이나 비전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또 대중들에게 혜택이 갈지 잘 설명하면 지지율은 올라갈 수도 있고 ‘싸우기는 잘했는데 같이 가기는 어렵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더 떨어질 것이다. 그건 나한테 달린 일이다. 그래서 정책 부문 준비를 많이 한다. 1년 이상 준비했다. 갤럽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된 뒤로 ‘언젠가 부름을 받을 때, 그 부름에 유용하게 쓰여질 준비는 갖춰야겠다’는 생각에서 준비하기 시작한 거다.”

-지지율에 비해 조직과 세력이 취약한 것 아닌가.

“나는 기성 정치권 내 세력 싸움 안하려고 생각했다. 그걸로 내가 이길 수가 없고 오히려 약점이 된다. 그래서 기성 정치와 완전히 다른 것을 하려고 한다. 정책도 플랫폼 만들어서 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성남 시민들에게 다음해 사업제안을 받는데 올해는 1200건이 들어왔다. 아이디어가 진짜 기발하다. 그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정책제안 받고, 전문가들이 다듬고 있다.

내가 창당을 할 사람이면 인물을 주변에 막 채워놔야 할 거다. 세력과 인물 다 채워서 ‘나 이만큼이다’ 이렇게. 그러다 내가 나중에 당 후보가 되면 당 다른 사람들은 어디로 가나.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하는 거대한 로봇태권브이가 있다. 거기 조종간을 잡으면 되지 마징가제트를 만들면 되나. 마징가제트 만들어서 이긴 다음에 로봇태권브이는 어떻게 할 건가.

빈칸을 다 채워놓으면 꼭 필요하고 유능한 존재들은 어디로 가겠나. 정책과 인력은 당이 갖고 있는 거 쓰면 된다. 당의 후보가 되려는 사람이니까. 당도 나름 정책 연구하고 엄청난 인력과 조직이 있는데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게 후보의 능력이다. 후보가 자기가 미리 갖춰갖고 있다가 당이 움직이라고 하면 당이 움직이나? 그건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생긴 일이 당이랑 맨날 싸우는 거다. 당이 선거 때 제대로 작동을 안 하게 된다. 문간방, 옆방, 앞방, 건너방 다 차지하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손가락 빨고 마당에 서 있으라고 하면 누가 하겠나.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후보의 정책을 쓰고 주로는 당의 정책을 쓰는 게 맞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비해야”

-이재명표 경제정책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공정경제다. 남들은 다 성장, 성장 하는데, 나는 그거야말로 포퓰리즘이라고 본다. 국민들을 속이는 거다. 지금 성장이 되나? 성장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이익되는 시대는 지났다. 특정 소수를 중심으로 하는 성장이 대중의 삶을 나쁘게 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만드는 게 경제의 목적이다. 경제적 기회와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고, 경쟁질서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기여한 만큼 합리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 방위군을 시켜 노조 파업을 지원하던 루즈벨트 대통령처럼 노조를 강화하는 거다. 나는 이게 경제성장 방법이라고 본다. 노동 몫 늘리고 복지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조세 정책을 좀 조정해야 한다. (추가 조세 수입)28조. 30조를 갖고 기본소득이든 청년수당이든 아동수당이든 국민들 손에 쥐어주면 경제는 산다.”

-외교·안보의 원칙은.

“대외관계에서는 자주적 균형외교를 지향해야 한다. 미국 종속성에서 벗어나는 거다. 한미 관계는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만 종속관계로 전락해선 안 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진짜 능력인데, 반도 국가는 강력한 자주의식으로 균형적 외교를 해 나가야 한다. 미국에는 중국 핑계대고 얻고. 중국에선 미국 핑계대고 얻고. 필리핀이 그러고 있지 않나.

-대선 전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어떻게 할 건가.

“철수시켜야지. 원래 사드라는 게 고정배치용이 아니라 이동배치용이니까 훈련 때나 위기 시에만 배치하자, 그것을 설득해야 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비율도 독일과 일본보다 우리가 높다. 방위비 분담을 깎자, 오히려 이래야 된다는 거다.”

-미국 측이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할 수도 있다고 나오면 ‘할테면 하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 그리고 각오를 해야 한다. 언제까지 달라는 대로 다 줄 건가. 우리도 자주국방 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도 환수하고. 방위비도 우리가 (북한보다) 많이 부담하고 하니까 충분히 자체 방어할 수 있다. 미군이 요구한다고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 들어주면서 종속국가처럼 그럴 일이 아니고 미군 철수에 대비해야 된다.”

-외교·안보에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우리한테 도움되는 방법을 써야 한다. ‘안보는 보수’ 이건 순 거짓말이다. 안보를 이용해서 부정축재하고, 북한에 돈 주고 총 쏴달라고 하고, 안보를 악용해서 안보를 해쳤다. 그들이야말로 종북이고 반역 세력이다. 오히려 안보는 진보가 더 철저하고, 유능하다. 부정부패 안하고, 더 원칙적이고, 국익 중심이다.”

-남북관계는 어떻게 접근할 건가.

“한반도 주변국들에게 우리 운명을 맡길 게 아니라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협의해서 만들어내야 한다. 필요하면 4자회담, 양자회담도 해야 한다. 결국은 북미 수교, 북일 수교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것이 우리를 안전하게 만드는 거다.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개성공단 폐쇄는 불법이기 때문에 복구해야 한다. 금강산 관광도 복구하고 남북경협도 복구해야 한다.”

-개헌 시기는 언제가 적당한가.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계기, 주체, 시기가 안좋다. 대통령 4년 중임제의 분권형 권력구조가 맞다고 본다. 이것을 차기 대통령 임기 내 하면 게 바람직하다. 차기 대통령 임기에 개헌을 어떻게 할 것인지 후보들이 공약을 냈으면 좋겠다. 지금은 개헌이 필요치 않은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는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세종같은 성군…지금은 야전형 장수가 필요한 때”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신년 기획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박민규 선임기자

-경쟁 주자들 장·단점을 말해 달라.

“반기문 총장은 아닌 것 같다. 공적 권한을 이용해서 한 게 없다. 공적권한을 사적 이익으로 남용한 사례도 발견됐다. ‘외교행낭 사건’이 증거다. 유승민 의원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다. 한국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범죄국가로 전락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깊이 반성해야 할 때 대선 얘기하면 안 된다.”

-문재인 전 대표의 장·단점은.

“좋은 분이다. 경륜도 많고, 신사이고, 점잖고. 포용력 있고. 안정적이다. 훌륭한 분이고 한국을 태평성대로 만들 유능한 분이 맞다. 세종같은 성군이 될 분이라고 하지 않았나. 다만 지금은 특수상황이다.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고 실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선 거친 야전형 장수가 필요하다.”

-당내 경선 과정에 생긴 앙금이 풀리지 않아 대선 본선 때 당력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지지층과 문재인이 화해하지 못하고 적대화됐고 그것이 선거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는 지지자들에게 끊임없이 말한다. 팩트에 근거한 비판은 수용해도 된다, 허위사실 유포는 안 된다, 모멸적 표현과 비방·음해는 안 된다고. 권투할 때도 세게 때리는 건 좋은데, 때리고 막는 거 다 좋은데, 침 뱉고 꼬집고 그러지 말라는 거다. 아직 잘 안 되는 측면이 있는데 마지막에 후보가 정리해야 한다.”

-선거캠프를 가볍게 꾸려 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문제인데.

“나는 그거 준비하는 거다. 한번도 이뤄지지 못했고.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을 내가 시도해보려고 한다.

-측근이나 핵심그룹의 존재유무가 변수가 되겠다.

“대개 주변 사람 탓하는데, 주변 사람도 결국 최종 책임자의 몫이다. 유유상종이다. 박 대통령이 저런 태도를 취하니까 안종범처럼 ‘대통령이 시켜서 했는데’ 이런 사람이 나오는 거다. 충고하고 조언하면 신경질내는데 그런 사람이 누가 남아 있겠나. 딸랑이, 아부하는 간신배만 남는다. 다 최종책임자의 몫이다. 주변 탓할 일이 아니다. 모든 게 다 최종책임자 한 명에게 달려 있다. 운명이 그렇다, 운명이.

■“누가 통합의 적임자인가” 민주당 경선 변수될 것

-민주당은 야권통합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국민들은 책임질 자들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달라는 거다. 그런데 책임을 물어야 될 진영은 국민들이 볼 때 큰 차이가 없다. 꼭 이겨야 된다면 통합해야 한다. 통합이 안되면 연대하고, 연대가 안되면 후보단일화라도 해야 한다. 대통령 권력은 나눌 수 있지 않나. 일종의 연정을 할 수 있다. 국민들은 통합, 연대, 단일화,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할 것이다. 나는 민주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이것이 상당수 반영될 거라고 본다.

-‘누가 통합의 적임자인가’가 경선 변수가 될 거라는 얘긴가.

“그렇다. 누가 과연 연대·통합을 할 수 있는가. 저는 필사적으로 연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국민이라는) 주인의 열망을 대리하는 머슴들의 충직성 다툼 정도로 봐야 한다. 자기가 (대통령) 하기 위해서 주인의 열망을 깬다면 그건 지배자의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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