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DNA 분석을 통하여 민족의 이동경로와 기원을 추정해 보면 한민족은 북방계 민족들과는 별다른 연관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한민족의 외모가 몽골이나 부리야트 사람들과 매우 유사한 점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한다. 그 설명은 MTDNA분석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다.
MTDNA map에서 유전자의 이동경로가 북방으로부터 한반도 방향으로 그려진 것은 한민족의 MTDNA가 북방의 시베리아나 몽골로부터 많이 유래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것으로 한민족의 외모가 북방계 민족의 외모와 유사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데, 백인에 대해 흑인의 형질이 우세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한민족에게서도 북방계 모계의 형질이 닮았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우세하게 발현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사시대에는 피정복민의 Y-DNA가 소멸되고 MTDNA만 후손에게 전해질 가능성이 높다. 북방의 유목민족이 남방의 농경민족을 끊임없이 침략하고 지배했던 역사를 배워온 우리는 한민족의 경우도 북방계가 남방계 토착민을 정복해서 혈연적 바탕을 형성했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한민족에게서 북방계의 Y-DNA는 많이 검출되지 않고 MTDNA만 많이 검출된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그러한 추정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것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것이 인류의 긴 역사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의 일로서 그 이전에는 북방이나 남방이나 모두 수렵과 채집생활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될 수 있다. 또 인류가 말을 타기 시작한 것도 농경보다 더 최근의 일이어서 유목민이 농경민에 대해 전력상 우위에 섰던 것이 그래 오래된 일이 아니란 점도 그러한 이해를 돕는다.
우리는 흔히 한반도의 선사시대 사람들을 혈통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북방과 연관을 지으려 하고 남방과의 연관은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인돌, 난생신화, 벼농사와 같은 남방계 문화에 이어 최근의 인류유전학에 의한 연구결과는 한반도의 선사시대가 남방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