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흔적이 많아지면서 인류의 이동은 문화의 전파와 연결되었다.
예를 들면, 신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토기인 빗살무늬토기는 북유럽에서부터 시베리아와 만주를 거쳐 한반도까지 분포하는데, 이를 근거로 한반도의 신석기인은 시베리아에서 이동해 왔다는 추정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이 빗살무늬토기가 반드시 주민의 이동을 통해 전래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오늘날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양복을 입고 있지만 서양인들이 한반도로 이주해 와서 전래된 것이 아닌 것처럼 주민의 이동 없이 문화만 전파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를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나누어 정신문화는 사람들이 쉽게 바꾸지 않으므로 주민의 이동과 함께 전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물질문화는 무기나 토기와 같은 실용적인 것을 말하고 정신문화는 종교나 무덤과 같은 정신적인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인 고인돌은 유럽에서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반도까지 분포하는데, 이를 근거로 한반도의 청동기인은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대륙을 거쳐 한반도로 이주해 왔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신라 이후로 한반도 사람들이 불교를 믿었지만 불교가 생겨난 인도에서 사람들이 이주해 온 것이 아닌 것처럼 정신문화도 주민의 이동 없이 전파될 수 있다.
또 언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터키어, 몽골어, 퉁구스어, 한국어 그리고 일본어를 하나로 묶어 알타이어족이라고 하고 이로부터 터키에서 중앙아시아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열도에 이르는 지역의 주민들이 동일 계통의 민족이라는 추정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알타이어족이라는 개념에 공감하지 않는 학자들이 많이 있고 또 현재의 언어로 수천년 전의 과거를 추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회의를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 이 접근법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