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文대통령 향해 "미국산 앵무새" 비난…통일부 "강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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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30. 오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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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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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 표명에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의 주장과 빼닮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여정은 "분계선 너머 남녘땅에서 울려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을 접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며 "특히 '남조선 집권자'가 사람들 앞에 나서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우리(북한)에 대해 뭐라고 할 때가 더욱 그렇다"고 했다.

김여정이 언급한 '남조선 집권자'는 문 대통령을 뜻한다.

김여정은 "지난 26일 그 무슨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라는 데 나타나 '남조선 집권자'가 한 기념사는 또다시 우리 사람들을 놀래켰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 일부를 직접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고,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이 발언을 놓고 "당당한 우리(북한)의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조치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때에 어려움을 주고 장애를 조성하였다는 것"이라며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또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국방과학연구소(ADD) 방문 때 발언도 문제 삼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현무-2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참관을 회고하면서 "거대한 미사일의 위용과 함께 해상의 목표물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뜨거웠다"고 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최첨단 전략무기들을 보니 참으로 든든하다"면서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절에 창설된 국방과학연구소가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사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을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와 비교하면서 "너무나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순된 '연설'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북이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초보적인 논리도 체면도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북한)의 자위권을 유엔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줘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자가당착이라고 해야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해야 할까"라면서 "틈틈이 세상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좀 돌아보는 것이 어떤가 싶다"고 덧붙였다.

김여정은 이번 담화를 통해 자신의 소속이 '선전선동부'라고 명시했다.

통일부는 이같은 김여정 담화에 즉각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어떠한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하기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 구민성 기자

구민성 기자(epd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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