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국정원 직원이 김대중 후보 도왔다면 문제 있는 것”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 예비후보가 국정원 재직시 김대중 후보를 도왔다는 박지원 의원의 발언을 두고 파문이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15일 박홍률 후보 목포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박홍률 후보는 국정원 직원으로 있을 때부터 김대중 후보(97년 대통령선거)의 당선을 도왔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박 의원은 한술 더 떠 “박홍률 후보는 김대중 후보 당선에 기여했기에 김대중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시자 국정원장 비서실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업무를 (그에게)담당토록 했다”며 앞선 발언을 뒷받침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걱정된 듯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설명을 곁들였다. 천 전 장관은 “제가 법무부 장관까지 했던 사람인데, 박지원 의원님 말씀을 들으니까 걱정이 됐어요. 국정원 직원이 김대중 후보를 도왔다면 이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당한 문제인데, 이제 공소시효가 끝나서 상관없을 것 같다”면서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공무원답게 공정하게 잘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늘 김대중 대통령을 모신 친구다”고 분위기를 유도했다.

이처럼 천 전 장관의 설명을 들지 않더라도 박 의원의 이날 발언은 결국 박홍률 후보의 국정원 재직시 도덕적 해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결과물로 해석돼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점점 입방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 또한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박 의원은 박 후보의 과거사를 미담으로 말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박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한 고도의 정치술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박홍률 후보 측 또한 잔칫날 자신의 집 안방에서 터져 나온 이 같은 불상사를 두고 촌철살인의 의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을 애써 경계하면서도 선거전에 미칠 악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의원의 말대로라면 박홍률 후보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국가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람이 된다. 또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국정원 직원이 된다. 한마디로 국정원의 직분을 망각한 행위로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홍률 후보에게는 선거전 악재임이 분명하다.

국가공무원이, 그것도 현직 국정원 직원이 선거에 개입하고, 또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의 정부에서 중요한 국정업무를 담당했다면, 이는 목포시장 예비후보로서의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낯뜨거운 전력이라는 것이 여론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개소식에 참석한 한 인사는 “국정원 직원이 당시 김대중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공무원으로서 박 후보의 행동은 결코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고 말했다.

옥암동의 김모(54)씨는 “시장후보로서, 또 시장에 당선되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앞장서야할 사람이 무슨 명목으로 시정을 운영할지 의심스럽다”며 “국정원이 나쁜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나쁘다”고 성토했다.

박지원 의원에 대해서도 주문이 따랐다.

민주당 토박이라는 한 인사는 “박 의원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후보군들의 행사에 불참해주기를 바란다”며 “굳이 행사에 참석해 경쟁과 충성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 품위가 손상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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