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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집권시 문 정부 적폐청산 묻자 "해야죠, 해야죠, 돼야죠"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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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회 부문 인터뷰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낸 윤 후보는 인터뷰 말미에 "다 기사화 해 달라"며 거리낌없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회 부문 인터뷰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낸 윤 후보는 인터뷰 말미에 "다 기사화 해 달라"며 거리낌없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에 관여 안 할 것”이라고 했다.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후보는 이듬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승진하며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불법을 저질렀던 현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선 적폐청산 수사라고 추켜세웠고, 야권에선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원형 테이블에 앉은 윤 후보 왼쪽부터 서승욱 정치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원형 테이블에 앉은 윤 후보 왼쪽부터 서승욱 정치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 김상선 기자

이날 인터뷰는 정치 부문을 시작으로 경제→외교ㆍ안보→사회 부문 순으로 진행됐다. 현안 관련 신중한 답변 태도를 보이던 윤 후보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사회 부문 인터뷰가 시작되자 손짓과 목소리가 커지며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을 선보였다.

윤 후보는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으로 흐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다 시스템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문재인 정부 초기에 했던 것이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보복한 것이었나”라며 “누가 누구를 보복하나. 그러면 자기네 정부 때 정권 초기에 한 것은 헌법 원칙에 따른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기네들의 비리와 불법에 대해선 한 건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 수사는 사법부의 견제, 통제를 받으면서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집권시 윤 후보가 최측근 검찰 간부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해 검찰공화국을 만들 것이란 민주당 일각의 주장엔 윤 후보는 “그건 여권의 프레임”이라며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특히 “왜 A 검사장을 무서워하나”라며 “A 검사장에 대해 이 정권이 한 것을 보라.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어서 중앙지검장 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A 검사장은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 온 사람”이라며 “일본강점기에 독립운동한 사람이 정부 주요 직책에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 후보는 “내가 A 검사장 등을 중용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굉장히 유능한 검사이기 때문에 아마 검찰 인사가 정상화되면 각자 다 중요한 자리에 갈 거라고 판단된다. 특별히 안 챙겨줘도 워낙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 후보는 본인 및 배우자 의혹에 대한 수사 여부엔 “이 정부가 2년 동안 샅샅이 다 털었다. 제가 정치 시작할 때 여당 대표가 ‘X-파일’을 언급했는데, 그래서 나온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자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담긴 ‘윤석열은 형(김만배)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는 김만배씨의 발언에 대해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 뭐가 있으면 관련 내용을 공개하라”“참 어이가 없다. 얼마나 할 게 없고 초조하면 저렇게 쇼를 다 하냐”고 했다.

윤 후보는 경제 부문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핵심으로 ‘성장’을 꼽았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가진 많은 문제는 청년들의 기회가 극도로 제약돼 있고, 양극화가 심화해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성장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윤 후보는 미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4차 산업혁명에 빨리 과감하게 올라타야 한다. 산업구조를 고도화시켜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후보 집무실 책장엔 『세계미래보고서 2022 메타 사피엔스가 온다』, 『NFT 레볼루션』, 『인구 미래 공존』 등 미래 관련 도서가 많았다. 후보 책상 위엔 권세호 고려대 겸임교수가 쓴 『기회와 추월의 시간 10만 달러 미래』 책이 올려져 있었다.

7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30분간 진행된 인터뷰를 윤 후보는 참고 자료 없이 즉문즉답 형식으로 소화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엔 “다 기사화를 해 달라”며 “TV 토론 때는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묻지도 못하니까”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중앙일보 서승욱 정치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이 참여해 공동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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