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물갈이' 싸움은 통합당 판정승…'김형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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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5. 오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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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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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교체율 24.5%…친문·86그룹 다수 생존, 금태섭 등 비주류 탈락
통합, 교체율 34.7%…탄핵 찬성·반대파에 모두 칼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김정률 기자,이우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4·15총선 공천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지역구 현역 의원에 대한 이른바 '물갈이' 비율은 통합당이 민주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까지 집계된 현역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하거나 불출마, 경선 탈락한 비율은 민주당 24.5%(118명 중 29명), 통합당 34.7%(118명 중 41명)로 파악됐다.

지난 총선 현역의원 교체 비율은 민주당이 33.3%,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23.8%였다.

아직 양당 모두 공천이 진행 중이지만, 양당의 현역의원 교체비율 차이는 약10%포인트(p)를 유지한 채 서로 자리만 뒤바꾼 셈이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여야 공천 결과는 당 주류 인사들의 생사(生死)에서 대비된다.

◇이해찬식 '시스템 공천', '현역 20% 교체' 목표 이뤘지만 친문은 모두 생존

민주당 주류라 불리는 '친문'(親文) 세력은 공천에서 모두 살아남아 본선에 직행했지만, 통합당 주류인 황교안 대표 계열 의원들은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불출마한 인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대폭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은 데는 일찌감치 규칙을 정해놓고 '룰'에 따라 후보자를 정하는 '시스템 공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스템 공천의 당초 목적은 당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고 질서 있는 혁신이었다.

물론 이해찬 대표가 공언했던 '현역 20% 교체'는 이뤘지만 지난 총선이나 당 안팎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중 친문 인사 거의 없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인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전 민정수석,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 등은 공천장을 받았다.

윤호중 사무총장(경기 구리), 최재성 의원(서울 송파을),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상록갑),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 등 친문 현역 의원은 대부분 자기 지역구를 사수했다.

그러나 이석현(경기 안양동안갑),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유승희(서울 성북갑) 등 비문(非文)으로 분류되는 현역 중진들은 줄줄이 본선행이 좌절됐다.

여기에 조국 전 장관 사태 당시 민주당 내에서 '조국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지난해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 국회 표결 때도 '찬성' 당론과는 달리 기권표를 던지는 등 '소신 행보'를 보였던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금 의원의 경선 패배에는 그동안 금 의원에게 부정적인 입장을 가져 온 친문(친문재인) 핵심 지지층의 반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러다보니 당 안팎에선 "시스템 공천은 결과적으로 친문 권리 당원을 결집시킨 간접적인 친문 공천"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당내 또하나의 주류로 꼽히는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도 대거 생존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장의 불출마 등으로 86세대의 퇴진 바람이 부는 듯 했지만 미풍에 그쳤다. 이인영 원내대표, 우상호·송영길·안민석 의원 등은 경선도 거치지 않고 본선으로 직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하반기를 두고 대야투쟁이 가능한 86세대를 앞세운건 친정체제를 갖추려다 지난 총선에서 패했던 새누리당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권한대행인 이석연 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0.3.1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진박 공천' 반면교사?…통합당, 탄핵 찬성·반대파에 모두 칼날

이에 비해 통합당은 지난 총선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진박' 프레임을 상당부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끈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칼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갈라졌던 양쪽 모두를 겨냥했다.

역대 총선 공천에서 통상 손쉬운 공천을 받아왔던 당 대표의 측근들은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황교안 대표의 이른바 '친황계' 의원들은 불출마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친황계로 분류되던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윤상직(부산 기장) 등은 공천을 못 받거나 자진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앞으로 당내 친박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중진 의원들도 본선행에 오르지 못했다. 정갑윤(울산 중구),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정종섭(대구 동구)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통합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던 '유승민계'를 당 대 당 통합을 통해 끌어 안았고, 공천 과정에서 큰 잡음도 없었다.

오신환(서울 관악을), 지상욱(서울 성동을), 유의동(경기 평택을)의원뿐 아니라 원외의 이준석 최고위원(노원구병), 구상찬 전 의원(서울 강서갑)도 공천을 받았다.

신 교수는 "민주당은 사실상 당이 만든 시스템을 통해 현역 의원과 친문 인사에 유리한 공천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비해 통합당은 주류를 바꾸려는 공천이었다보니 쇄신이라는 측면에서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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