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인(天符印)은 무엇인가?
by Silla on 2020-02-23
삼국유사(1281)와 제왕운기(1287)에는 각각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授天符印三箇
환인이 천부인 3개를 환웅에게 주었다.

雄受天符印三箇
환웅이 천부인 3개를 환인에게서 받았다.

여기서 부(符)는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이나 글자가 그려진 종이로 무속 신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印)은 도장인데 옛날에는 상위 지배자가 하위 지배자에게 권위를 실어주기 위해 도장을 내려주곤 했다.
천(天)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다.
다만 符와 印이 각각 주술적 권위와 정치적 권위를 상징한다면 天은 옛날 사람들이 하늘의 뜻이라고 여겼던 천체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권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단군설화를 역사화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이 천부인 3개는 청동검, 청동방울 그리고 청동거울이라고 우겨지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비파형동검, 팔주령 그리고 다뉴세문경이라 하기도 한다.
이것은 단군조선이 청동기 시대에 실재했다고 우기기 위해 청동기 시대의 무당이자 족장이 썼던 것으로 보이는 이들 유물들에 천부인을 끌어다 붙인 것이다.
단군설화에는 단군이 나라를 세운 시기가 신석기 시대라고 되어 있는데 왜 돌도끼, 돌칼 그리고 돌화살에 끌어다 붙이지 않는지 의문이다.
천부인이 청동검, 청동방울 그리고 청동거울이라고 하는 주장은 일본 삼종신기(三種の神器)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삼종신기는 일본 천황이 태양신으로부터 받아 대대로 계승했다고 하는 초치검, 팔지경 그리고 곡옥을 말하는 것으로 일본서기(720) 등의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천부인과 삼종신기는 칼과 거울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은 공통되지만 방울과 곡옥에서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