蒙戩還 王會群臣 議之 或言 車駕還京闕 令重臣率軍士 乞降 或言 割西京以北之地 與之 自黃州至岊嶺畫爲封疆 可也 王將從割地之議 開西京倉米 任百姓所取 餘者尙多 王恐爲敵所資 令投之大同江
煕奏曰 食足 則城可守 戰可勝也 兵之勝負不在强弱 但能觀釁而動耳 何可遽令棄之乎 況食者民之命也 寧爲敵所資 虛棄江中 又恐不合天意 王然而止之
煕又奏曰 自契丹東京至我安北府數百里之地皆爲生女眞所據 光宗取之 築嘉州松城等城 今 丹兵之來其志不過取此二城 其聲言取高句麗舊地者 實恐我也 今見 其兵勢大盛 遽割西京以北 與之 非計也 且三角山以北 亦高句麗舊地 彼以谿壑之欲 責之無厭 可盡與乎 況今割地則誠萬世之恥也 願駕還都城 使臣等一與之戰 然後議之 未晩也
이몽전이 돌아오자, 성종이 여러 신하들을 모아놓고 의논하였다. 어떤 사람은 왕은 개경으로 환궁하고 대신으로 하여금 군사를 이끌고 항복을 간청하자고 하였다.
또 어떤 사람은 서경 이북의 땅을 갈라 그들에게 주고 황주에서 절령까지를 국경으로 정하자고 하였다. 성종은 땅을 갈라주자는 의견을 따르기로 하고, 서경 창고를 열어, 백성들이 마음대로 쌀을 가져가게 하였는데, 여전히 남은 곡식이 많자, 적이 군량미로 사용할까 우려하여, 대동강에 던져버리라고 명하였다.
서희가 아뢰기를, “식량이 넉넉하면 성을 지킬 수 있고 전투에도 이길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의 승패는 강하고 약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적의 틈을 잘 살펴 움직이는 데 있습니다. 왜 급하게 식량을 버리라고 하십니까? 식량은 백성의 생명이니, 차라리 적의 군량이 될지라도 어찌 헛되이 강에다 버리겠습니까? 그것은 하늘의 뜻과도 어긋날까 두렵습니다.”라고 하였다. 성종이 옳은 말이라 여기고 중지하였다.
서희가 또 아뢰기를, “거란의 동경으로부터 우리 안북부까지 수백 리 땅은 모두 생여진이 살던 곳인데, 광종이 빼앗아, 가주, 송성 등의 성을 쌓았습니다. 지금 거란이 온 목적은 이 두 성을 차지하려는 것에 불과한데, 고구려의 옛 땅을 차지하겠다고 떠벌리는 것은 사실 우리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들의 군세가 강한 것만 보고 급히 서경 이북 땅을 떼어 그들에게 주는 것은 잘못된 계책입니다.
게다가 삼각산 이북도 고구려의 옛 땅인데, 저들이 끝없는 욕심을 부려 계속 요구한다면 다 줄 수 있겠습니까? 땅을 떼어 적에게 주는 것은 만세의 치욕이오니, 원하옵건대, 주상께서는 도성으로 돌아가시고, 신들에게 한 번 그들과 싸워보게 한 뒤에 다시 의논하는 것도 늦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