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임나에 대한 왜(倭)의 개입이 어떤 양상이었는지 대략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임나에는 '한기'라고 불리는 여러 왕들이 있었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아 임나의 여러 나라는 기본적으로 여느 왕국과 다름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왜(倭)가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임나의 여러 나라와 주변의 왕국 사이에서 질서를 주도하였는데 이 점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임나와 왜(倭)는 바다로 갈라져 있어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임나 지역에 왜인이 상주하는 기관을 둘 수밖에 없었고 때로는 왜군을 주둔시키기도 하였다.
임나재건을 위해 파견된 모야신은 큰 착각을 했던 듯하다. 당시에는 왜왕의 명령을 듣기 위해 왕이 직접 임나로 달려올 만큼 신라와 백제가 왜(倭)에 종속된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또 임나에 거주하는 왜인과 임나인 사이의 분쟁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등 내치에도 매우 무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왜(倭)에 신라의 침략을 호소했던 임나가 이번에는 모야신의 폭정을 호소하게 되었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자 오히려 신라에게 구원병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모야신의 실패는 왜(倭)가 임나를 통치하기 위해 설치했던 기구에 대해 회의를 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한편, 왜의 편향적인 태도는 임나의 일부가 왜(倭)에서 이탈하여 신라에 접근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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