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기 465년 3월.
천황이 신라를 직접 정벌하려고 하였다. 신이 천황에게 가지 말라고 경계하니 천황이 이로 말미암아 가지 않았다. 그리고 기소궁숙녜·소아한자숙녜·대반담련·소록화숙녜 등에게 칙명으로, “신라는 본래 서쪽 땅에 있으면서 여러 대에 걸쳐 신하를 칭하며 조빙을 어기지 않았고 공물도 잘 바쳤다. 짐이 천하를 다스림에 미쳐 몸을 대마도의 밖에 두고 자취를 신라 밖에 감춘 채 고려의 조공을 막고 백제의 성을 병탄하였다. 하물며 다시 조빙을 이미 걸렀으며 공물도 바치지 않았음에 있어서이겠는가. 이리 같은 사나운 마음이 있어 배부르면 나는 듯 달려가고 굶주리면 붙좇는다. 그대들 네 사람을 대장으로 삼으니 왕군을 거느리고 가 쳐서 하늘이 내리는 벌을 받들어 행하라”고 하였다.
이에 기소궁숙녜는 대반실옥대련으로 하여금 천황에게 호소해주도록 하면서 “신이 비록 미약하지만 삼가 칙명을 받들겠습니다. 다만 지금 신의 아내가 목숨이 다할 무렵이 되어 신을 돌볼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공은 이 일을 갖추어 천황께 아뢰어 주십시오”라 하였다. 대반실옥대련이 갖추어 아뢰니 천황이 듣고 슬피 탄식하면서 길비상도의 채녀 대해를 기소궁숙녜에게 하사하여 그를 따라가서 돌보게 하였다.
드디어 수레를 밀어 보냈다. 기소궁숙녜 등이 곧 신라에 들어가 이웃 군을 같이 공격하였다. 신라왕은 밤에 관군이 사방에서 북을 울리는 소리를 듣고 달의 모든 땅을 얻었음을 알고 수백 기와 함께 어지러이 도망갔다. 그러므로 크게 패배시키고 기소궁숙녜는 쫓아가 진 속에서 적장을 베었다. 달의 땅이 모두 평정되었으나 남은 무리들이 항복하지 않았다. 기소궁숙녜는 또한 군사를 거두어 대반담련 등과 만나 군대를 다시 크게 일으켜 남은 무리와 싸웠다. 이 날 저녁 대반담련과 기강전래목련이 모두 힘써 싸우다가 죽었다.
담련의 시종으로 같은 성인 진마려는 나중에 진영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주인을 찾았다. 진영에서 찾지 못하자 나와서 “우리 주인 대반공은 어느 곳에 계십니까?”라고 물으니, 사람들이 “너의 주인 등은 적의 손에 살해되었다”고 알려주며 주검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진마려는 그 말을 듣고 땅을 구르면서 “주인이 이미 죽었는데 어찌 혼자 살겠는가”라 소리치고 적에게 나아가 함께 죽었다. 얼마 후 남은 무리들이 스스로 물러가니 관군도 따라서 물러났다. 대장군 기소궁숙녜는 병에 걸려 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