遜寧語熙曰 汝國興新羅地 高勾麗之地 我所有也 而汝侵蝕之 又與我連壤 而越海事宋 故有今日之師 若割地以獻 而修朝聘 可無事矣
熙曰 非也 我國卽高勾麗之舊也 故號高麗 都平壤 若論地界 上國之東京 皆在我境 何得謂之侵蝕乎 且鴨綠江內外 亦我境內 今女眞盜據其閒 頑黠變詐 道途梗澁 甚於涉海 朝聘之不通 女眞之故也 若令逐女眞 還我舊地 築城堡通道路 則敢不修聘 將軍如以臣言 達之天聰 豈不哀納
辭氣慷慨 遜寧知不可强 遂具以聞 契丹帝曰 高麗旣請和 宜罷兵
소손녕이 서희에게 말하기를, “너희 나라는 신라 땅에서 일어났고, 고려 땅은 우리 소유인데, 너희들이 침범해 왔다. 또 우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바다 건너 송나라를 섬기기 때문에, 오늘의 출병이 있게 된 것이다. 만약 땅을 떼어 바치고 조빙에 힘쓴다면, 무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서희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바로 고구려의 옛 땅이기 때문에, 국호를 고려라 하고 평양에 도읍하였다.
국경 문제라면 요나라의 동경도 우리 땅인데, 어찌 침범했다고 할 수 있는가? 압록강 안팎 또한 우리 땅인데, 지금 여진이 그 땅을 차지하고 간악하게 속이면서 길을 막고 있으니, 바다를 건너는 것보다 더 어렵다. 조빙이 통하지 않는 것은 여진 때문이니, 여진을 쫓아내고 우리의 옛 땅을 돌려주어. 성과 보루를 쌓고 길이 통하게 해준다면, 어찌 감히 조빙을 잘 하지 않겠는가? 장군께서 나의 말을 천자께 전해 준다면, 애틋하게 여겨 들어주지 않겠는가?"
그 말투가 강개하자 소손녕도 더 이상 강요하기 어렵다고 보고 그대로 보고하였다. 거란의 황제가, “고려가 강화를 요청해왔으면 철수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