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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la on 2026-08-19
서애 유성룡이 옥당의 관리로 있을 때 귀성하기 위해 한강을 건너는데, 강물은 불어나고 건너는 사람은 많아 서로 앞 다투어 배에 오르느라 자못 소란스러웠다. 이때 무인으로 보이는 길손이 평복 차림으로 홀로 말을 끌고 배에 올랐는데, 어느 술 취한 자가 뒤따라 올라서는 그가 자기보다 먼저 배에 오른 것에 화를 내며 거침없이 욕을 해 댔다. 그러자 배에 타고 있던 자들이 모두 분개하여 심지어 그를 대신해 싸우려고까지 하는데도 정작 길손은 머리를 숙이고 채찍을 늘어뜨린 채 강을 다 건너도록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하였다. 서애도 속으로 그를 나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배가 나루터에 닿자 길손이 말을 몰고 먼저 내려 말의 뱃대끈을 바짝 조이고 있었는데, 술 취한 자가 계속 욕지거리를 하면서 뒤따라 내렸다. 알고 보니 대갓집 하인이었다. 길손이 왼손으론 말고삐를 잡고 오른손으로 술 취한 하인을 움켜잡는데 맹호가 토끼를 후려치듯 민첩하였다. 칼을 뽑아 목을 베어 강물에 던져 넣고는 낯빛도 변하지 않고 말에 올라 곧장 떠나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나루터에서 그 모습을 본 자들이 모두 크게 놀라 넋이 빠져 있는데, 서애만은 그를 기특하게 여겨 “이 사람은 대장감이다.”라고 감탄하였다. 항상 그 사람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뒤에 군문에서 살펴보니 바로 훗날의 충무공이었다. 서애가 공을 알아본 것은 사실 이 일에서 비롯된 것이지 율곡이 천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柳西厓成龍,以玉堂歸覲,涉漢江,江漲涉繁,爭舟頗擾。有便衣客,貌似武人,獨牽馬上舟,醉者踵升,怒其先也,醜辱之甚肆。舟中皆忿,至欲代之鬪,客則低首欹策,竟涉若無聞也。西厓意亦孱之。及舟泊,客鞭馬先下,加束其鞅,醉者不輟詈而繼下,乃貴家隷也。客左執馬轡,右攫醉隷,捷如猛虎之搏兔。拔劍斬之,擲其首於江,而面不改色,上馬徑去,倏忽不見。渡口見者,並大驚失魄,西涯乃獨奇,歎曰,此大將材也。常內記之,後察之韎注之列,乃忠武公也,西厓之識公,實始於此,不獨以栗谷薦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