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성폭행 미제사건 ‘해마다 1000여건’

송진식·포천 | 이상호·전주 | 박용근 기자

‘포천 여중생 납치살해’ 6년 넘게 단서 못찾아

대부분 용의자 추적 답보… 검·경 수사 도마에

국내 성폭행 범죄가 지난해 1만건을 넘어섰지만 수년째 해결되지 않은 부녀자 성폭행·납치·살해 사건도 많다. 해마다 1000건 안팎의 성폭행 미제사건이 쌓이며 경찰의 수사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쌓이는 성폭행 미제사건 ‘해마다 1000여건’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1월19일 서울 장위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초등학생 등 여아 3명을 성추행하고 달아난 20대 남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용의자는 자신을 “아빠 친구”라며 문을 열게 한 뒤 어린이들을 한 시간 넘게 성추행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DNA를 확보했지만 두 달째 행방을 파악하지 못해 수사가 벽에 부딪혀 있다.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여중생 납치 살해사건은 6년이 넘도록 미제로 남아 있다. 2004년 2월8일 포천시 소흘읍 야산 부근 콘크리트 배수관에서 엄모양(당시 15세·중2)이 실종 3개월여 만에 알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엄양은 집에서 6㎞ 떨어진 배수관 안에 누운 상태였으며 손톱과 발톱에는 평소 엄양이 사용하지 않았던 붉은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엄양은 실종당시 학교 수업을 마치고 휴대전화로 어머니에게 “집에 가는 길이다. 곧 집에 들어간다”고 말한 뒤 실종됐다. 포천경찰서 관계자는 “수사전담반을 짜 6개월 넘게 수사했으나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며 “당장 해결해야 될 사건도 많아 관련 제보가 접수되면 수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6년 6월5일 실종된 전북대 수의학과 이모씨(당시 22세·여) 실종사건도 4년째 오리무중이다. 이씨는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종강모임을 갖고 귀가, 한 시간가량 인터넷 검색 기록을 남긴 뒤 실종됐다. 이씨의 아버지는 수년째 유인물을 들고 전국을 돌며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

제주시 여교사 살인사건 수사도 1년이 넘도록 답보 상태다. 지난해 2월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배수로에서 어린이집 여교사 이모씨(당시 27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사망 1주일 전 새벽 남자친구 집에서 나와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이씨는 성폭행당한 뒤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채취해 1000명이 넘는 남성들의 DNA와 대조했지만 범인을 찾지 못했다. 제주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면서 “관련 증거를 다시 짚어보며 용의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성폭행 범죄는 지난해 1만215건이 일어나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2005년 7316건이던 성폭행 범죄는 2007년 8726건, 2008년 9883건이 발생해 매년 증가 추세다. 반면 지난해 검거된 성폭행 피의자는 9167명으로 매년 1000건가량의 성폭행 범죄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13세 미만 아동 성폭행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다. 2006년 980명이던 성폭행 피해아동은 지난해 1017명으로 늘어나 하루 3명꼴로 아동 성폭행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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