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초 韓방위비 年70조원 받아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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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30. 오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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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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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연설문비서관 증언 책 발간

"韓 최악, 美 벗겨먹는 나라"

'주한미군 철수' 의견 묻기도

돌발적 행동에 北도 '곤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얼굴)이 집권 초 한국의 방위비 분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천문학적인 방위비 부담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내비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취임 초기 회의 석상에서 내각과 참모들에게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 석상에서 한때 연간 '600억달러(약 70조원)'라는 숫자까지 거론했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이는 미국 측에서 거론했다는 얘기가 나왔던 '50억 달러'(약 6조원)에 비해서도 1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9일(현지시간) 공개된 가이 스노드그래스의 신간 '선을 지키며: 매티스 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동맹국과 해외 주둔 미군에 드는 비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했다. 나아가 비공개로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외교안보팀에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스노드그래스는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의 연설문비서관이었다.

신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독일 등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할 수 있는지를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질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티스 전 장관 측은 책 공식 발간 전 발췌록 내용이 소개됐을 당시인 지난 23일 "이 책을 읽지 않았고 읽을 계획도 없다"며 "스노드그래스는 일부 회의에 참석해 기록하긴 했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하급 실무자였다"고 비판했다. 다만 책에 나온 내용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신간에 따르면 미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2017년 7월 중순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브리핑 전략을 짜는 회의에서 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그 기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엔 '한국이 최악'이다"라고 말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전했다.

2017년 7월 20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국방부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독일 등 주요 동맹에 불만을 쏟아냈다.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호통치며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큰 괴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어 "일본, 독일, 한국…우리 동맹은 어느 누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온 나라(a major abuser)"라면서 "중국과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썼다.

이듬해 1월 두 번째 국방부 브리핑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 대가로 미국이 뭘 챙기는지를 집요하게 따졌다고 한다.해외 주둔 미군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 같은 역할을 한다는 매티스 전 장관의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손해 보는 거래라고!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 달러(약 70조 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인 거지"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스노드그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회고했다. 무방비로 꼼짝없이 '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워 게임'이 중단된다고 국방부에 알린 방식"이었다며 백악관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고지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책에는 매티스 전 장관도 사전에 몰랐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진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선언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몰랐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저 연단에서 즉흥적으로 하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고 책에 적었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서도 돌출적 언행으로 자주 국방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과격한 표현으로 북한을 자극한 것이 그 사례다.

스노드그래스는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연설문 초안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다며 "마지막 순간에 도발적 어휘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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