檀君은 神話아닌 우리 國祖
- 원로 문헌 사학자 李丙燾씨 조선일보 특별기고 -
1-1. "역대왕조의 단군제사 일제 때 끊겼다"
대체 天이란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지만, 그중에서 天을 君長의 뜻으로 해석할 때에는 開天節은 즉 「君長을 開設한다」는 것이 되므로 開國, 建國의 뜻이 된다. 그러면 우리의 이른바 開天은 즉 最古 시조인 檀君의 즉위와 開國을 의미하는 開天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그런데 三國遺事 紀異 제1권의 「古朝鮮(王儉朝鮮)」條에 의하면『檀君王儉이 阿斯達에 도읍하고 國號를 朝鮮이라 하였다』고 했다. 단군의 아버지 桓雄이 「弘益人間」의 理念을 가히 실현할 만하므로, 하늘이 그를 인간세계에 내려 보내 다스리게 하니, 桓雄이 무리 3천을 이끌고 태백산頂 神檀樹下에 내려와, 이곳을 神市라 하고 그를 桓雄天王이라고 하게 되었는데, 그는 風伯 雨師 雲師의 三神을 거느리고 主穀 主命 主刑 主善惡 등 무릇 人間三百六十餘事를 主管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일견 지상 국가를 천상국가의 한 연장으로 觀念한데서 생긴 신화와 같이 보이나, 이 신화를 검토하면 桓雄천왕의 존재는 실상 지상 국가를 개창한 君長이라기보다는 인간사회의 百事를 주관하는 守護神的 성격을 가진 존재임을 알 수 있다.
1-2. 서낭당은 천왕당
이 守護神의 住處는 곧 神壇樹로 이것은 지금 民俗 중에 생생히 남아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의 서낭당이 그곳이니, 仙王堂은 즉 天王堂인 것이다. 이 서낭당의 나무가 곧 神壇樹 그것이고, 그 밑의 돌무더기가 神壇이다. 그리고 옛날에 이 神壇을 중심으로 한 부락이 神市였던 것이다.
神壇樹는 실상 원시사회의 수목숭배에서 시작되어, 처음에는 樹木자체가 神 그것이었는데, 그 후 변천하여 神壇樹는 天神 天王의 降下階段, 혹은 天王의 住處 또는 그것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렇다하고 옛날의 國號는 대개 도읍지의 이름과 일치하므로, 단군의 도읍지라고 하는 아사달이 정작 국호였고, 朝鮮은 후에 이르러 「阿斯達」을 雅譯한 것이니 이에 대해서는 서울大 논문집(사회과학社會科學) 제2집에 「阿斯達과 朝鮮」이란 졸고를 통해서 자세히 발표하였다.
환웅천왕이 熊女와 혼인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古記에 전하여 오지만 여기의 웅녀는 古記에는 熊이 女神으로 化한 것이라 하나 이는 熊 토템族의 여자로 해석하여야 옳다고 나는 年來 주장해 오고 있다. 즉 熊을 神聖視하여 자기의 조상이 곰에서 나왔다 하여 종족의 칭호로 삼던 족속의 여자란 뜻이다. 그리고 보면 웅녀는 地上族이라 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환웅은 天上族, 天神族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단군은 즉 이 천신족과 지신족과의 결혼에서 생긴 것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10월 3일(음력)을 開天節이라 하여 단군의 開國日로 기념하여 온 데는 역시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원래 十月節은 종교적으로나 민족적으로 큰 의의를 가진 달이다. 즉 十月節은 4계절의 하나로서 계절과 농업과는 큰 관계를 가졌으므로 고대 농업사회에서는 계절이란 것을 상당히 중시하였다. 그래서 계절마다 부락공동체의 종교적 대제전이 행해져, 신인공락의 놀이를 하였던 것이다.
이를 季節祭(Season festival)라고 하는 것인데, 계절제 중에서도 더 중요시하는 것이 落種(下種)시의 계절제와 추수기의 계절제였다.
이 두 계절제는 어느 계절제보다 더 중요시하고 따라서 그 의식도 성대하였다. 전자는 즉 神에게 年事의 豊登을 기원하는 것, 후자는 수확에 대한 감사제 혹은 薦新祭로서, 서양에서는 이것을「Thanks giving」이라 하여 오늘날까지도 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