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 옛 지명… 강가의 육지라는 뜻

풍요·번영상징… 장흥지역 거론되기도

강진에 귀농한 젊은 농업인들이 농업회사법인 ‘고마미지(古馬彌知)’를 만들어 그 특이한 이름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고마미지’는 백제시대 강진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위당 정인보 선생은 '彌知(미지)’를 ‘뭍(陸)’으로 해석했다. 강가의 육지라는 뜻이다. 이를 확대 해석하면 '바닷물이 굽어쳐 들어오는 기름지고 풍요로운 곳’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미지를 ‘물굽이’라고 해석했다. 물이 돌아가는 곳이라는 풀이다. 비슷한 의미다. 육당 최남선 선생은 ‘동경통지(東京通志)’에서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이렇듯 고마미지는 강물이 돌아가는 기름진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강진과 장흥은 강물이 돌아가는 곳일 뿐만 아니라 강물이 돌아 바다를 만다는 곳이다. 사료에는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 등이 보인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경남 통영의 고대 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여러 가지를 볼 때 ‘미지’는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도암 신기리의 월곶이도 비슷한 의미로 보인다. 그러나 고마미지가 강진인가에 대해서는 몇가지 다른 의견들이 있다. 땅이름 전문가인 건국대 허재영교수는 지난 2007년 9월 5일자 한겨레신문에 강진이 고마미지라고 소개한바 있다. 

여러가지 다른 자료에 고마미지는 장흥읍과 유치면 일대라고 소개하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백제시대 강진은 도무군과 탐진현 두곳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강진군지등을 보면 장흥지역에 고마미현과 오치현등이 있고, 강진은 도무군과 탐진현이였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강진 군동 지역 일부가 고마미지에 포함됐었다는 설도 있다.

고마미지는 백제 의자왕때 기록을 통해 사료에서 종종 발견된다. 삼국사기 백제 본기에 백제 충신 흥수(興首)가 의자왕이 말년에 사치와 향락에 빠지자 이를 간하였다고 고마미지 마을로 유배됐다는 대목이 있다.

이 기록이 근현대들어 의자왕의 사치와 향락을 거론하는데 빠지지 않고 거론되면서 고마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1957년도에 동아일보에 연재된 장덕조 선생의 ‘낙화암’이란 소설에도 고마미지가 등장하는데 고마미지를 장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면 고마미지는 탐진강 유역 강진과 장흥이 포함된 지역이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