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번엔 文 직접 겨냥... " '조국에 마음의 빚' 발언, 공직 적합한가 근본적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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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16.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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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 페이스북에 ‘공화국의 의미’ 글 올려

"조국 ‘고초’는 법 어긴 당연한 대가"

"文 대통령 스스로 국가행정 정당성 부정"

"靑 운영 PK 친문의 이권을 보호 위한 사적 업무로 전락"


‘조국 백서’ 두고도 "권력 주변 어용들 생계용 목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한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고 말했다"며 "조 전 장관이 겪었다는 ‘고초’는 법을 어긴 자들에게 당연히 따르는 대가로, 법을 어긴 모든 이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고초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법을 어긴 이가 대가를 치렀는데 국민이 왜 그에게 ‘마음의 빚’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빚은 오히려 그(조 전 장관)가 국민에게 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사적으로는 ‘마음의 빚을 졌다’고 느낄 수 있어도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 공인 자격으로 나왔다"며 "거기서 사적 감정을 술회하면 안 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조국 일가를 조사하고 기소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검찰로, 그 기관의 최종 책임자 역시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함으로써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책임진 국가행정의 정당성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친구의 불법에는 ‘마음의 빚’을 느낀다는 대통령이 그 불법을 적발한 검찰의 행위는 ‘초법적’이라 부른다"며 "친구의 자세일지는 몰라도, 결코 좋은 ‘대통령’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의를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는 절대 ‘공화국’ 수장의 그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한 진 전 교수는 "자기 관리에 실패한 어느 위선자의 ‘친구’, 그 친구가 속한 계파(PK친문)의 이익 대변인으로 발언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 분(문 대통령)의 윤리의식과 판단 능력이 과연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가?’라는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경고하는 데 이건 정말로 심각한 문제다. 그런데 정부도, 여당도, 지지자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운영은 이미 공적 업무에서 PK(부산·경남) 친문의 이권을 보호해주고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사적 업무로 전락했다"고 했다.

조국백서 추진위 홈페이지 캡처

진 전 교수는 친여(親與) 인사들이 만들기로 한 ‘조국 백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백서 후원금이 3억원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백서 제작) 사업은 일회성이 아니라 저분들 복지 사업" "처음부터 권력 주변의 어용들, 어용질의 대가로 국회의원 했다가 이제는 끈 떨어진 정치인 등이 생계용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인 김어준씨는 2012년 대선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한 영화 '더 플랜' 제작 당시 20억원을 모았지만 이후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백서 제작 후원금의) 세부적 용처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일단 2억원부터 모았다"고 했다. 이어 "김어준씨 사례만 봐도, 용처는 공개 안 되거나 공개가 돼도 허술하게 될 것이고 돈 빼먹는 지점"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아마 다른 경우라면 후원금을 저렇게 운용했다가는 바로 ‘사기죄’로 쇠고랑 찰 것이다. 하지만 김어준은 무사했다"면서 "사기 당하지 않은 외부인들은 그것을 ‘사기’라고 비난하는데 정작 사기를 당한 내부자들은 그것을 ‘사기로 보지 않는다. 그러니 이들에게 굳이 지출 내역이나 수입 내역을 보여줄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민웅 경희대 교수, 방송인 김어준씨, 역사학자 전우용씨 등 친여 성향 인사들이 참여하는 '조국 백서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조국 백서’ 발간을 위한 모금에 9329명이 참여해 목표액인 3억원을 모았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당초 추진위는 50일 동안 3억원의 후원금을 목표로 했는데 4일 만인 지난 11일 총 9329명이 참여하면서 마감됐다.

[권오은 기자 oheun@chosunbiz.com] [권유정 기자 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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