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저는 고려 개마대산의 동쪽에 있는데 큰 바닷가에 접해 산다. 그 지형은 동북간은 좁고 서남간은 길어서 천 리 정도 된다. 북쪽은 읍루·부여와 접해 있고 남쪽은 예·맥과 접하여 있다. 호수는 5천호인데 대군왕은 없으며 읍락에는 각각 대를 잇는 우두머리가 있다.
한나라 초에 연나라의 망명객 위만이 조선의 왕이 되면서 옥저는 위만조선에 복속케 되었다. 기원전 109년에 한나라가 조선을 정벌하고 그 지역을 분할하여 4군을 설치하였는데 옥저성으로 현도군을 삼았다. 뒤에 오랑캐의 침략을 받자 현도군을 고려의 서북쪽으로 옮기니 옥저는 다시 낙랑에 속하게 되었다. 한나라는 그 지역이 넓고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단단대령의 동쪽 지역을 떼어 동부도위를 설치하고 불내성에 치소를 두어 별도로 영동 7현을 통치하게 하였다. 이 때 옥저도 현이 되었다. 서기 30년에 동부도위를 없애고 현에 있던 토착민의 우두머리를 현후로 삼으니 불내·화려·옥저 등의 여러 현은 전부 후국이 되었다.
옥저는 나라가 작고 큰 나라의 틈바구니에서 핍박을 받다가 결국 고려에 종속하게 되었다. 고려는 그 지역 인물 중에서 한 사람을 뽑아 토착 우두머리와 함께 통치하게 하였다. 그들로 하여금 조세를 통괄 수납하게 하여 육고기·옷감·생선·소금·해초 등을 천리나 되는 거리에서 져나르게 하고 또 옥저의 미인을 보내게 하여 종이나 첩으로 삼았으니 그들을 노예처럼 대우하였다.
관구검이 고려를 토벌할 때 고려의 동천왕이 옥저로 달아났으므로 군대를 진격시켜 그를 공격하게 되었는데 이때 옥저의 읍락도 모조리 파괴되고 3천여 명이 목베이거나 포로로 사로잡혔으며 동천왕은 북옥저로 달아났다.
북옥저는 일명 치구루라고도 하는데 남옥저와는 8백여리 떨어져 있다. 그들의 풍속은 남·북이 서로 같다. 읍루는 배를 타고 다니며 노략질하기를 좋아하므로 북옥저는 그들을 두려워하여 여름철에는 언제나 깊은 산골짜기의 바위굴에서 살면서 수비하고 겨울철에 얼음이 얼어 뱃길이 통하지 않아야 산에서 내려와 촌락에서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