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羅민족의 형성
by Silla on 2022-04-23
모든 민족은 조상이 같다. 그러나 무리들 사이에 이질감이 커지며 여러 민족으로 갈라졌다. 한편, 별개의 민족이 합쳐져 하나의 민족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민족의 기원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최초로 만나게 되는 분기 또는 통합의 시점이다.
한민족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조인과 왕고인을 거쳐 신라인에 이른다. 그러나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인, 백제인, 예인, 임나인 등으로 갈라진다. 따라서 한민족의 형성은 신라의 한국통일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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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은 혈통, 언어, 풍습, 소속감 등의 여러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크게 무리지은 집단이다. 동북아시아에는 한민족, 일본민족, 한족 등의 민족이 있다. 한민족의 경우 매우 선명하게 다른 민족들과 구분이 되는데 이는 오랫동안 단일정치단위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 민족이란 말은 근대 이후 생겨났지만 ‘혈통, 언어, 풍습, 소속감 등의 여러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크게 무리지은 집단’은 그 이전부터 있었다. 이것은 마치 공기란 말이 없을 때에도 공기가 있었던 것과 같다. 따라서 민족이란 개념은 역사를 거슬러 적용될 수 있다.

반면, 인류사회를 민족 간의 대립과 투쟁의 구조로 보고 민족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민족주의는 근대 이후에 생겨났다. 그 이전에는 주로 왕조 간의 대립과 투쟁의 구조였고 왕조에 대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민족주의가 생겨나기 이전의 민족을 종족이라고 해서 민족과 구별하기도 하나 여기서는 그냥 둘 다 민족이라 부르기로 한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일본의 통치를 받는 기간에 생겨났다.

그러면 한민족은 언제 생겨났을까?
전 세계의 모든 민족은 조상이 같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점차 여러 무리로 나뉘고 그 무리들 상호간에 이질감이 커지면서 별개의 민족으로 변해갔다. 민족의 기원이란 별개의 민족으로 갈라지는 그 분기점을 말한다. 한편 별개의 민족으로 갈라졌던 무리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하나의 민족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합쳐지는 시점이 민족의 기원이 된다. 따라서 민족의 기원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최초로 만나게 되는 분기 또는 통합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학에서 말하는 하플로 그룹은 시차를 두고 생겨났고 이동경로도 각기 다르다. 그런데 어느 민족이든 동일한 하플로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여러 하플로 그룹이 섞여 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민족은 위에서 말한 두 번째의 민족형성 과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한민족은 한국과 김씨조선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민족은 곧 이씨조선 말기의 사람들에 이어진다. 민족의 영역도 이조말기의 영역과 일치한다.
이조초기의 사람들은 곧 왕씨고려 말기의 사람들이다. 이씨조선의 영역은 이 왕조기간에 조금 확장되어 두만강에까지 이르렀다.
왕고초기의 사람들은 곧 신라말기의 사람들이다. 왕고시대에도 영역은 조금 확장되어 압록강에까지 이르렀다.
신라시대에도 역시 한국통일 이후 영토가 조금 확장되어 대동강에까지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대방지역의 주민들이 신라로 흡수되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한민족은 한국통일 이후 신라시대, 왕고시대 그리고 이조시대를 거치면서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은 많지 않고 단지 영역만 점진적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민족은 곧 이조인이고 왕고인이며 그리고 신라인인 것이다. 이것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의 도식과 같다.

(한국인+김조인) = 이조인 = 왕고인 = 신라인

그러나 여기서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인은 한국통일 이전의 신라인과 백제인 그리고 일부 고려인으로 갈라지게 된다. 더 올라가면 임나인과 예(濊)인까지 갈라진다. 그리고 한국통일 이전의 신라인, 백제인 그리고 고려인은 주변의 말갈족이나 왜인들과 특별히 구분되는 동질성이나 동질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한민족의 시작은 한국통일을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한국통일 이후 신라시대(676~900), 왕고시대(936~1392) 그리고 이조시대(1392~1910)에 걸쳐 오랜 기간 단일정치단위 속에 살게 되면서 주변의 민족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하나의 새로운 민족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한민족은 한국통일로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신라가 통일한 영역은 대체로 마한, 진한 그리고 변한의 영역을 합친 것과 같고 신라, 백제 그리고 임나는 통틀어 한국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므로 한국통일을 통해 생겨난 새로운 공동체에 '한(韓)'이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이 공동체는 통일된 신라의 틀 안에 담겨지면서 비로소 하나의 민족으로 발전하였으므로 신라민족이라 부르는 것도 좋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한(漢)나라를 통해서 형성된 중원의 민족을 한족(漢族)이라고 부르는 것과 맥락이 같다.

한국통일은 660년 백제 병합과 668년 고려 분할을 거쳐 676년 나당전쟁의 승리로 완성된다. 따라서 한민족의 역사는 한국통일이 완성된 때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1300여년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