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과 무관함)
폭행.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과 무관함)

부녀회 피해자 63% “집안 식구가 핍박”
장년회 응답 과반수 “직장 내 핍박 당해”
가분석 결과… 코로나19 종식 후 종합분석 발표 계획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 신천지 서울야고보지파 서울교회 청년회 김모씨는 직장에 근무하면서 자신은 신천지인이라고 상사에게 밝혔고, 최근까지 근무를 하는 데 종교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 비난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권고 휴직을 받게 됐고, 얼마 되지 않아 회사는 김씨를 퇴사조치했다. 김씨는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

#2. 신천지 마태지파 인천교회 장년회 방모씨는 건설업에 종사했다. 최근 그가 건설사와 시공 관련 계약시 맺는 계약서를 보고 갈등했다. 인적사항에 신천지 유무를 표시하게 돼 있었다. 방씨는 양심상 속일 수가 없어서 사실대로 신천지 성도라는 것을 밝혔고, 지난 9일 그는 회사로부터 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

#3. 신천지 안드레지파 창원교회 장년회 전모씨와 김모씨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각각 회사에 신천지 신도인 사실이 공개됐고,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이후 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지난 9일 회사 측은 해고를 통보했다.

#4. 신천지 베드로지파 광주교회 부녀부 임모씨는 지난 8일 그간 근무하던 어린이집에서 강제 휴직을 당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임씨에게 전화해서 어린이집 원생 엄마들이 온라인 맘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전화를 해온다며 당분간 휴직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맘카페에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신천지와 관련해 게시된 글에 비난과 혐오를 담은 댓글들이 달렸다. 임씨는 사직서를 제출해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1번 확진자 이후 신천지 성도들에게서 집단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진행한 ‘마녀사냥’ 식의 색출 작업이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언론 매체들을 통해 쏟아지는 각종 비난‧비방 보도가 국민들의 증오‧혐오를 불러 일으키며 범죄의 매개체가 되는 가운데 피해 사례만도 5200여건이 발생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 DB

10일 천지일보가 입수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내부 신고 집계 자료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신천지 핍박 사례가 도합 5200여건이 접수됐다. 내용 분석이 완벽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가분석 결과 가정핍박이 2700여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은 직장핍박으로 1200여건에 달했다.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한 피해도 300건이 넘었으며 진료거부 100여건, 시설이용거부 70여건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사례도 600여건이나 됐다. 특히 납치‧감금‧폭행 등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강제개종도 8건이나 예상됐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울산 성도 1명과 정읍 성도 1명은 급기야 고층 주택에서 추락사로 목숨을 잃게 됐다.

이번 피해에서 눈여겨볼 것은 신천지 신앙을 하고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가족들이 개인의 신앙을 용인해준 경우가 상당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피해사실 자료를 일부 분석한 결과 상당수 피해자들은 신천지에 대한 온갖 비난과 추측성 기사들이 홀신앙자(가족 내에서 혼자만 다른 종교신앙을 갖는 것)를 사지로 내몰았다고 주장한다. 언론 매체의 보도와 각종 SNS에서 익명으로 작성된 비방 글들을 접한 가족 구성원이 피해자인 신천지 성도를 향해 온갖 분노를 쏟아냈다는 것이다. 폭행과 강제개종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가정 핍박의 피해를 호소하는 층은 주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부녀들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 집계에서 부녀회로 분류된 사례는 무려 3300여건으로 전체 5200여건 중 63%를 차지한다. 부녀 사례 중 가정핍박을 호소한 사례가 1800여건으로 과반이 넘는다. 각 부서별 전체 사례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직장 핍박은 장년회가 많았다. 장년회 전체 400여건의 피해사례 중 직장 핍박이 230건(58%)이 넘었다.

신천지는 이번 코로나19 피해사례 접수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 최종 결과를 분석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신천지 성도들의 가정‧사회적 존립이 어려울 정도로 신천지를 향한 사회적인 증오‧혐오‧분노가 극에 치달았다. 이번 신천지 내부 통계는 가정파괴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언론과 정부가 눈여겨 봐야 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신업 변호사는 “우리나라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 신천지 신도가 대구에서 코로나19와 굉장히 연관돼 있어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천지 신도라는 게 드러나 폭력, 차별, 불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신상공개의 선을 넘어서 인권을 침해받는다면 인권위 제소 등을 통해 문제를 삼을 수 있다. 다만 이건 실효적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현재로선 이 같은 피해를 막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나 지역단체 등이 신천지 신도라는 이유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차별, 폭행 등을 받지 않도록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선언과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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