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共存論
by Silla on 2023-02-27
한국은 과거 35년간 일본의 통치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과 교류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한국은 중국 및 월남과 각각 한국전쟁과 월남전쟁에서 총부리를 겨누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과도 교류하고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인접한 김씨조선과는 동족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립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김조가 중국, 일본 그리고 월남과 다른 점은 한국과 동족국가라는 점이다.
민족주의는 동족국가인 두 나라가 하나로 합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하나로 합치는 것은 어느 한 쪽의 몰락을 의미한다.
(연방제가 있지 않느냐는 반문을 할 수 있는데, 이념과 체제가 다른 두 나라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하나의 통치 아래에 놓인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누가 몰락하는 쪽에 서고 싶을까?
어느 쪽도 그런 양보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존을 건 치열한 체제경쟁이 벌어지고 이것이 대립과 갈등의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불가피하다.
결국 같은 민족이라는 점이 오히려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막고 있는 셈이 된다.
이 과정을 좀 더 간결하게 정리하면 '동족국가 -> 민족주의 -> 통일지향 -> 생존경쟁 -> 대립과 갈등'이 된다.



이 과정 중에서 '대립과 갈등'에 이르기 전의 어느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끊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까지는 통일을 지향하되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면 '대립과 갈등'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그런 시도는 전혀 성공할 기미가 없었고,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통일을 지향하는 한 '생존경쟁'과 이어지는 '대립과 갈등'의 양상으로 흐르는 것이 불가피했다.
또 이미 같은 민족인 두 나라가 인위적으로 다른 민족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통일지향' 단계에서 끊어주는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한국이 적대적이었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중국, 일본 그리고 월남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배경과 같다.
중국, 일본 그리고 월남 모두 한국과 하나로 합치려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으며 별개의 국가로 존재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요컨대, 남북관계도 '통일'을 지향하지 말고 '공존'을 지향해야 대립과 갈등을 피할 수 있다.
통일을 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들은 통일을 하지 않고도 상당 부분 얻을 수 있다.
통일은 공존이 정착된 다음에야 논할 수 있다.


Kim ki chang

또 통일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통일방식, 즉 한국이 김조를 흡수하는 통일을 가정해 보자.
우선 독일통일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이 된다.
또 남북 주민들 사이에 감정의 골도 깊게 패이게 될 것이다.
사실은 이게 더 큰 문제다.
현재도 탈북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차별을 받거나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흡수통일을 하면 겉으로는 통일을 했지만 속으로는 더 갈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통일보다는 공존을 지향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최계복

* 남북공존론은 햇볕정책과 다른 차원의 이야기
남북공존론은 김조에 대해서도 중국, 일본 그리고 월남에 대해 취하는 외교정책과 같은 차원의 외교정책을 취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이 중국, 일본 그리고 월남에 대해 취하는 외교정책은 실용정책이다.
실용정책은 때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써야 한다는 것으로 당근만 써야 한다는 햇볕정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햇볕정책은 김조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면 흡수통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바보가 아니고서야 베풀어 주는 것만 받아먹고 말지 원하는 대로 넘어올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