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광주광역시 광산구 복룡동 유적에서 기원후 14년부터 40년까지 통용된 중국 화폐 화천(貨泉)이 꾸러미로 출토됐다.
(재)동북아지석묘연구소는 '광주 송정1교~나주시계' 간 도로확장공사구간 내 '광주 복룡동 유적' 발굴조사에서 중국 신나라(기원 후 8~23년) 화폐인 ‘화천’이 50여점 출토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에 조사한 전체 유구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와 초기철기 시대 토광묘, 수혈유구 등 총 95기다. 움무덤이라고도 불리는 토광묘는 땅을 파서 직접 시체를 넣거나 목관을 넣고 그 위에 흙을 쌓아올린 무덤이다. 화천이 출토된 1호 토광묘는 길이 210㎝, 너비 82㎝, 잔존 깊이 10㎝의 장방형(긴 네모꼴) 평면 형태이다. 화천 꾸러미는 한쪽에 치우쳐 단경호(短頸壺, 짧은목항아리) 1점, 청색 유리옥 78점과 함께 발견됐다. 대부분의 화천은 지름이 2.2~2.3cm이지만 2.6cm인 다른 종류의 화폐도 있다.
화천이 무덤에서 꾸러미로 출토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화천은 총 19점으로, 주로 조개더미 등 생활 관련 유적에서 소량으로만 확인됐다.
김응백 동북아지석묘연구소 과장은 "중국 신나라 화폐인 화천은 영산강 유역과 남해안 지역, 제주 등 한정된 지역에서 출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중국과 직접 교역을 하였던 정치집단이 서남부 지역에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초기철기 시대의 이러한 거점지역은 남해안과 영산강의 해상 교역로를 따라 해남 군곡리, 나주 복암리, 광주 신창동·복룡동 일대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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