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文대통령 친구 잘뒀는데 참모는 잘못둬, 연설에 철학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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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6.11. 오전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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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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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읽은 文대통령" 진중권 발언에 靑 출신들 일제히 반박
진중권 "연설에 철학이 없다는 얘기…유치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국민의당 초청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읽을 뿐”이라고 밝히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일제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진 전 교수도 “(문 대통령의)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라며 “(문 대통령이) 참모는 잘못 둔 것 같다”고 재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온(on) 국민 공부방’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문 대통령은 자기 의견 없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이벤트 연출에 의존한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 (내가) 대통령 비판을 잘 안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정치할 생각이 없던 분이 노무현 정신을 팔아 친노 폐족의 부활에 활용된 것”이라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문을 펜으로 수정하는 모습.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캡처


수정 흔적이 남은 연설문 대본.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의 발언이 보도되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소셜미디어에 반박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계정에 “진 전 교수의 뇌피셜”이라 썼다. 윤 의원은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씨 자유지만 그걸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이 된다. 남을 비판하고 평가할 때 꼭 참고하라”고 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직접 연설 대본을 들고 수정하는 모습과 수정한 흔적이 남은 연설 대본 사진을 글과 함께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 캡처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도 “사실이 아닌 것을 억측으로 사실인 양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문 대통령이 남이 써 준 것을 읽는다는 것은 대체 어디서 듣고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썼다.

/페이스북 캡처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페이스북에서 “어디서 누구에게 확인해서 저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명백한 거짓”이라며 “누구에게 듣거나 어깨너머로 본 게 아니라 내가 해봐서 안다. 말씀 자료 초안을 올렸다가 당신(문 대통령)이 직접 연필로 가필하거나 교정한 문안을 받아보고 어떤 때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안심도 하고 그랬다”고 했다. 최 전 비서관은 “이를 증언해줄 이는 차고 넘친다”며 “국회에 가 있는 이들 중에도 이를 지켜본 이들은 꽤 있다”고 했다.

진중권 “‘내 식구 철학’ ‘양념’발언 빼면 기억나는 게 뭐 있나”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유치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인용할 게 없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내 식구 철학'과 ‘양념’ 발언 빼면 기억나는 게 없지 않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 봐라. 그분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서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다. 거기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엔 빠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은) 친구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 잘못 두신 듯”이라고 했다.

[김승현 기자 mykim01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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