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서 8월23일까지 특별전
고구려 쌍영총 벽화에는 마갑(馬甲·말에 장착한 갑옷)을 착장한 말과 그에 올라탄 장수의 모습이 또렷하다. 실제 마갑 유물이 국내에서 출토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 경주 황남동 고분이 최초였다. 이후 신라, 가야, 백제 시대의 말 갑옷이 전국에서 여러 점 나왔다. 특히 2009년 경북 경주시 황오동 일대 ‘쪽샘지구’의 C10호 묘에서 나온 5세기께 장수의 마갑은 완전체에 가까워 학계의 관심을 샀다. 이를 통해 10년 만에 재현한 당시 말 갑옷의 무게는 무려 36kg에 이른다.
당시 한반도 말이 과연 이 무게의 갑옷을 장착하고 역시 갑옷을 입은 장수를 태울 수 있었을까. 학계도 이런 마갑이 “의례용이었다” “실제 전투에 쓰였다” 등 의견이 갈린다. 이 같은 호기심에 길 안내가 돼줄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민병찬) 공동주최로 오는 12일부터 8월 23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진행될 ‘말, 갑옷을 입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부 ‘신라 귀족들의 안식처, 쪽샘지구’에서 선보일 말 갑옷 재현품이다. 2009년 수습된 마갑 조각 740매에 대한 10년 연구를 토대로 최근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요즘 조랑말 크기로 추정되는 당시 군마가 말 갑옷과 갑옷 입은 장수까지 총 120~130㎏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을지 미스터리다. 이 전시 파트에선 황남동 109호와 계림로 1호에서 출토된 말 갑옷도 각각 1934년과 1973년에 발굴된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이밖에 2부 ‘가야‧백제의 말 갑옷’에서는 동아시아에서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가야의 말 갑옷과 함께 공주 공산성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출토된 옻칠을 한 가죽 말 갑옷도 만날 수 있다. 3부 ‘고구려 고분벽화 속 중장기병’에서는 중국 내 고구려 고분벽화에 투영된 고대 중장기병(철기병)의 여러 모습을 모사도와 함께 영상도 곁들여 소개한다.
국립경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며, 현장 접수(300명 내외)도 받는다. 박물관 측은 “마스크 착용 필수, 발열 확인(37.5도 이상 입장 불가), 안전거리(1m) 유지와 100명씩 입장 제한, 단체관람객 입장 제한 등을 지켜야 한다”고 안내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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