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비핵화 진정 바라나" 송영길 외통위장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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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7.01.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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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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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 관계 논의를 위한 조찬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일 “미국과 북한이 진정 한반도의 비핵화를 바라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 관계 논의를 위한 조찬 간담회’에서 “미국은 북핵이 없어졌을 때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포위 전략의 명분을 찾기 어려워진다”며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국회 외통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정성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송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스스로 핵이 없는 북한을 용인하는 준비를 하지 않으면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고 정책의 엇박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과연 미국이 핵 없는 한반도에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대해서도 “미군이 없어지면 자기 통합의 기제가 사라지는데, 그러면 북한이 자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가 가능할 것인가”라며 “북한이든 미국이든 핵 없는 한반도에 준비할 이행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의 이런 주장은 한반도가 강대국 간 다툼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왔다. 송 위원장은 6·25 전쟁과 관련해 “김일성이 휴전하지 못하게 한 게 스탈린이다. 미군을 한반도에 묶어둬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조선시대 임진왜란도 언급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엉뚱한 야욕으로 휴전이 안 됐다.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팻감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보다는 그 자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송 위원장은 “주한미군을 전제한 한·미동맹의 군사력은 북한에 대한 ‘오버캐파(overcapacity·과잉)’”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한의 군사력으로 충분히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면서다. 다만 그는 “예측 불가능한 세력을 통제·관리하기 위해서는 더 압도적인 정보력과 C4I(합동지휘통제체계)가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송 위원장은 또 오는 8월 예정된 합동 지휘소훈련(CPX)과 관련해 “김정은이 무력도발을 유보했는데, 우리는 (한·미) 합동 훈련을 해야 한다”며 “이 훈련을 했을 때 북한이 반발하는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영순 민주당 의원도 “한·미 역할을 많이 강조하는데, 미국이 남북통일에 100% 긍정적인가 회의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실제로 (미국은) 한국보다 일본에 무게중심이 있고, 과도한 방위비 협상을 보면 남북회담 진행 과정과 남북 간 합의 실천에 있어 사실상 문제를 일으킨다”며 “총체적으로 미국의 역할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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