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탁현민 측근이 청·정부 행사 22건 수주…업계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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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7.14.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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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기획사가 3년 매출 30억
문 대통령 참석한 행사도 15건
일부는 법인 등기전 수주 논란
2019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최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행사 용역을 22건 수주하는 등 지난 2년10개월 동안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연기획사가 맡은 행사 중 15건은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는데, 이 가운데 5건은 법인 등기도 하기 전에 수주했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탁 비서관의 최측근인 이아무개(35)씨, 장아무개(34)씨가 2016년 말 설립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는 2017년 8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부터 시작해 지난달 25일 ‘6·25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식’까지 2년10개월 동안 모두 22건의 청와대 등 정부 행사 용역을 수주했다. 노바운더리는 탁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인 2017년 5월까지 정부 행사 관련 실적이 없는 신생 업체였는데, 2018년 9억5600만원, 2019년 2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씨와 장씨는 ‘탁현민 프로덕션’ 소속 조연출 출신이다. (▶관련 기사 : [단독] 미등기 신생 업체가 문 대통령 회견·트럼프 방한 공연 맡아)

특히 노바운더리는 2018년 3월 법인 등기를 하기도 전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굵직한 행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보고대회’(2017년 8월20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2017년 10월1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 및 환영 공연’(2017년 11월7일), ‘진급장성 삼정검 수여식 행사’(2018년 1월11일) 등이다. 법인 등기가 청와대 및 정부 행사 수주의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노바운더리 이전에 그런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법인 등기는 기업의 투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다.

<한겨레>가 인터뷰한 10여명의 공연·행사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는 특혜”라고 입을 모았다. 공연업체 대표 ㅇ씨는 “(노바운더리 같은 신생 공연기획사는) 청와대 행사를 수주할 꿈도 못 꾼다”고 했고, 공연기획사 대표 ㅅ씨도 “20년 경력의 우리 회사도 대통령 의전 경험이 없어서 행사 계약이 무산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탁 비서관이 지인들의 업체에 대통령 관련 일감을 거듭 맡겨 이익을 얻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공공계약의 공정성 원칙이 훼손됐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과 청와대 쪽은 대통령 관련 행사는 보안 사항이라는 이유로 <한겨레>의 공식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박준용 김완 김민제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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