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세상 어떤 아버지가 그러냐"…아들 병역 의혹에 버럭

입력
수정2020.07.23. 오후 7:21
기사원문
윤정민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설전을 벌였다. 오종택 기자
“세상에 어떤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합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의혹을 제기하면 어떻게 합니까”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한 말이다. “이 후보자는 2016년 아들이 군대에 가려고 일부러 (병역 처분 변경을) 신청했다고 했는데, 이 후보자가 20대 총선에 출마하기 한 달 전이다. 비난을 면하기 위한 하나의 쇼였다고 본다”는 김석기 미래통합당 의원 말에 반박하면서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6년 3월 강직성 척추염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지만, 야당에선 면제 사유와 과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답변하는 이 후보자의 목소리와 표정은 격앙돼 있었다.

이날 오후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 아들의 군 면제를 둘러싸고 격한 공방이 펼쳐졌다. 김 의원은 “아파서 국방의 의무를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이 후보자의 아들이) 동영상을 보면 자유자재로 놀고 군 면제 판정 열흘 전 맥주 상자나 수십 ㎏ 물통 등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닌다”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맥주 한 박스를 가져다 놓고 수십 ㎏이 되는지 확인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다음 질의 때 금속 물통 사진을 화면에 띄워놓고 "자제분이 들었다는 물통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 통을 찾아냈는데 무게가 약 41㎏이 된다"며 "이걸 들고 편안하게 이동할 정도면 군대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제가 지금 보고받은 바로는 무게가 다를 수도 있고, 40㎏이라도 둘이서 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영길 위원장(가운데)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간사(왼쪽), 미래통합당 김석기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선 질의에서도 이 후보자는 “아들이 군대에 가길 원해서 병역복무 변경신청서에 자필로 ‘현역 복무를 원하지만 안되면 사회 복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일상적 생활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 무리한 부분들은 어렵다고 군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도 군대에 못 갔지만, 아들도 못 간 것에 대해 (청년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더 많이 응원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통합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김기현 의원은 “후보자 아들이 정상적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면 떳떳하게 밝히면 되는데,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CT 자료나 진료 기록 제출을 거부한다”며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되면 자료를 봉인해 외통위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전문기관으로 보내 적합성을 판정받을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병무청에서 촬영한 CT 자료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그것을 제외한 다른 개별 기록들을 제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버지 된 입장에서 동의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석기 의원으로부터 아들 병역 면제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특사로 김정은 만나 북미관계 개선 제안하고 싶다"
남북관계나 대북 정책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특사로 평양을 방문할 의사가 있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평양에서 만나면 무엇을 제의하겠나”라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제가 특사로 방문하는 것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라도 주저하지 않겠다”, “현 단계에서 북이 100을 다 얻지 못해도 70~80쯤 얻을 수 있다면 지금 시점에서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나가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선 “저는 좀 더 주둔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쪽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답했고,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예정됐던 그대로 진행되면 추정컨대 북쪽에서 반발하는 정도가 조금 더 셀 거고, 완전히 보류하면 새로운 메시지로 받아들이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강 이남으로 이동시켜 하는 등의 유연성을 발휘하면 그 유연성에 맞춰 북이 반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지목해 온 한미워킹그룹에 대해서는 “대북제재를 효율적으로 풀어내는 기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제재 영역이 아닌 인도적 협력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그래서, 팩트가 뭐야? 궁금하면 '팩플'
세상 쉬운 내 돈 관리 '그게머니'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