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외교전문 공개

김정일 “박근혜는 위대한 지도자의 자녀”

송윤경·심혜리 기자

미국 정부 “이명박 정책 박정희와 닮은 꼴”

미국이 2007년 대선을 전후한 시점에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이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2일 전격 공개한 외교전문에는 대선 직전·직후 주한 미국 대사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BBK에 관해 지속적으로 보고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선 9일 전인 2007년 12월10일자 전문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 대사는 BBK와 관련한 당시 이명박 후보의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 당선된다면 특검수사를 받은 첫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만약 특검이 이 후보를 취임 전에 기소할 경우 그는 형사상 피의자가 된다”고 썼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알리는 미 대사관의 대선 당일 보고에도 BBK가 등장한다. 2007년 12월19일 미 대사관은 “이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BBK 스캔들로 인해 인수위 시기와 집권 초기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2008년 2월 불거진 친박계에 대한 ‘공천학살’ 논란 등을 지켜보던 미 대사관은 처음으로 이명박 정권에 대해 실망을 표했다. 미 대사관 전문은 “18대 총선 공천과 관련된 문제로 이명박 당선자의 인수위는 한나라당과 수주간 정치적 논쟁에 휘말렸다”고 보고했다.

미 대사관은 아울러 “이 당선자가 인수위에서 발표한 개각 내용과 그가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 개혁 내용들이 충분치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며 “그의 압도적 표차로 인한 기대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 버시바우 대사와 박근혜 전 대표가 설전을 벌인 일도 공개됐다. 미 대사관의 같은 해 5월9일 보고에 따르면 버시바우 대사는 쇠고기 협상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비판한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나는 미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그 점을 확신시키는 데 실패했다”면서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좌익(left-wing) 활동가들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하던 2006년 버시바우 대사에게 당시 노무현 정권에 대해 “반미감정으로 만들어진 정권”이라고 말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버시바우 대사는 2006년 3월7일 본국에 보낸 전문을 통해 “이명박 서울시장은 노무현 정부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두 여중생 사건으로 발발된 반미 감정으로 만들어진 정권이라고 말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멸을 표했다”고 전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5월 방북한 박 전 대표에게 “위대한 지도자의 자녀끼리 선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한 사실도 공개됐다. 박 전 대표가 당시 캐슬린 스티븐스 미 대사와 오찬을 함께하면서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을 소개했다는 사실이 2008년 11월13일자 외교전문에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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