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n 2020-02-09
신라말기에 백성들의 마음이 신라왕조로부터 멀어지자 지방의 호족세력들이 신라왕조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인 왕조를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각기 자신들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애쓰게 되었는데, '백제계승'이니 '고려계승'이니 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백제계승을 내세운 견훤은 백제와의 연관성이 없었고 고려계승을 내세운 궁예나 왕건도 고려와의 연관성이 없었다. 왕씨고려의 영토와 인구는 신라의 그것들과 일치하며 왕고의 지배세력들도 모두 신라인들이었다. 따라서 왕고의 실체는 신라의 후속국가이며 고려계승은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내세운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왕고가 사용한 이 고려라는 국호 때문에 한민족의 정체성에 혼동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