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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la on 2025-09-16
선조수정실록 1592년 4월 14일.
궁궐에 불이 났다. 선조의 피난 행렬이 떠나려 할 즈음, 서울의 간악한 백성들이 먼저 내탕고에 들어가 보물을 다투어 가졌는데, 이윽고 피난 행렬이 떠나자, 난동이 크게 일어나 먼저 장례원과 형조를 불태웠으니, 이는 두 곳의 관서에 공사 노비의 문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궁궐의 창고를 크게 노략질하고, 이어서 불을 질러 흔적을 없앴다. 경복궁·창덕궁·창경궁의 세 궁궐이 일시에 모두 타버렸다. 유도 대장이 몇 사람의 목을 베어 군중을 억제하려 하였으나 난동이 떼로 일어나서 막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