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 보, 홍수 위험 되레 키워”

2020.08.12 20:41 입력 2020.08.12 22:14 수정

통합당 주장에 공식 입장 발표

“홍수 예방 효과 없다” 재확인

‘대비 미흡’ 질타 받은 수자원공사

“기상청 예보보다 비 많이 내려”

환경부가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된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사업’의 홍수조절 효과에 대해 “4대강 보는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섬진강 유역에 대규모 홍수 피해가 난 이유가 ‘4대강사업을 섬진강에 하지 않아서’라는 미래통합당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이어지는 동안 댐 관리를 잘못해 수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는 기상청 예보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피해가 커졌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12일 브리핑을 열고 4대강사업과 관련한 과거 조사자료들을 근거로 “4대강 보는 오히려 홍수위(홍수 때의 수위)를 일부 상승시켜 홍수 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이하 조사위) 조사결과와 현 정부 때인 2018년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모두 4대강에 설치된 보로 인해 오히려 홍수위가 일부 상승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당시의 결론은 ‘가상 홍수’ 모델을 분석한 결과여서, 환경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올해 발생한 홍수의 실측 자료를 토대로 실증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홍수 피해 데이터들이 다 있기 때문에 보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 평가하는 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통합당 측의 ‘섬진강에 4대강사업을 안 해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섬진강에 유독 큰 폭우가 집중됐고, 특히 하류의 경우 500년에 한 번 있는 강우가 발생해 피해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섬진강댐과 용담댐 유역에서 수해를 당한 지자체와 주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에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가 예보됐는데도 수자원공사가 댐 수위 조절에 실패해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이에 대해 “기상청 예보에 절대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는데, 예보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한구 수자원공사 본부장은 “하류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댐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댐 설계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기후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에, 댐을 설계할 당시에 계획했던 것과 운영단계에서의 실적에 많은 차이가 난다”며 “댐과 하천 등이 종합적으로 홍수 방어를 할 수 있는 국가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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