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글라스 손잡이 위.>

  김해시 대성동고분군에서 한반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로만글라스(로마양식유리용기)가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김해시에 따르면 대성동91호분에서 로만글라스로 밝혀진 유리조각이 발굴됐는데 이 조각은 유리병의 손잡이로 도로굴로 인해 약 5㎝정도만 남아 있었다.

　이 로만글라스는 금관가야에서는 처음이며, 한반도내에서 출토된 제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굴조사 당시에는 작은 조각이고, 대성동91호분이 조성된 4세기전반(340년 전후)에 한반도에서 로만글라스가 출토된 예가 없었기에 유물을 공개할 수 없었다.

　이후 대성동고분박물관과 유물보존처리 협약을 맺은 국립김해박물관의 협조를 받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에서 유리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대성동91호분 출토 유리조각의 화학조성이 로만글라스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성동91호분 출토 유리조각은 기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로만글라스로 알려진 경주 월성로 가13호분의 것보다 약 70년 이상 빠른 것이다.

　이러한 로만글라스의 유입경로에 대해 발굴팀은 금동제유물들과 함께 중국의 전연을 통해 들어왔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현장과 박물관을 방문해 대성동고분 7차발굴조사 유물을 본 국내외 학자들은 금관가야의 국력과 국제성에 대해 놀라워했다. 이에 더해 로만글라스가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그 놀라움은 더 커지고 있다.

　김해시는 이번에 출토된 유물들을 올해 8월 대성동고분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특별기획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며, 발굴 성과를 학계에 알리는 국제학술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대성동91호분은 대성동고분박물관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2012년 6월4일부터 9월26일까지 실시한 대성동고분군 7차학술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왕급무덤이다. 이 고분은 중국 모용선비가 세운 삼연(三燕)의 다양한 금동제말장식구와 청동제 그릇이 출토된 왕급무덤으로 발굴 당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