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그 주변에 관한 오래된 기록은 서기전 91년에 편찬된 사기와 289년에 편찬된 삼국지가 있다. 사기에는 대동강 유역에 있던 조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삼국지에는 동이(東夷)라 하여 부여, 고구려, 동옥저, 읍루, 濊, 韓 그리고 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기에 나오던 조선은 삼국지가 편찬될 무렵에는 낙랑이 되어 있었다.
이 삼국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동이족(東夷族)이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동이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로 쓰였다.
먼저 중국에서 사용된 동이의 뜻을 살펴보면, 漢나라 이전에는 동이가 산동반도를 포함한 중국 대륙의 동부지역 주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 동이는 한나라에 통합된 후 한족(漢族)으로 동화되어 사라졌다. 한나라 이후에 사용된 동이는 만주, 한반도 그리고 일본열도에 살던 부여, 고려, 옥저, 읍루, 濊, 韓, 倭 등의 여러 종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었다. 말갈의 경우, 처음에는 동이로 분류되다 945년에 편찬된 구당서와 1060년에 편찬된 신당서에는 북적(北狄)으로 분류되었다. 한반도에서는 동이가 또 다른 의미로 쓰였는데, 449년에 세워진 중원고려비에서는 신라를 동이라고 했고 조선왕조실록에서는 1599년 기록에서 일본을 동이라고 했으며 또 같은 실록의 1629년 기록에서는 靑나라를 동이라고 했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동이란 동질성을 바탕으로 해서 묶은 분류가 아니라 방향을 기준으로 해서 편의상 구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동이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 동이족 개념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서에서 동이로 분류된 여러 종족 중에서 읍루와 倭를 제외한 나머지만 동이족으로 묶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만족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