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미스터리]일본식 고분 발굴 韓日 표정

“명화동에서 전방후원분과 흡사한 고분이 발굴되었다. 6세기 당시 고대 일본은 백제와 가야지방으로부터 상당한 문화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활발한 인적교류를 통해 일본 문화 또한 한반도에 유입됐다는 걸 입증한다”

[한국사 미스터리]일본식 고분 발굴 韓日 표정

가뜩이나 일본의 근·현대사 왜곡 때문에 죽을 노릇이었던 때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을 또다시 우길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이고,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 유력지가 1면 머리기사로 다뤘으니 두드러기를 일으킬 만했다.

“그러면 우리가 저쪽(일본)의 지배를 받았다는 얘기입니까. 뭔가 대응책이 필요한 게 아닙니까”. 하지만 박물관으로서는 ‘학문적인 접근’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장고형 고분’의 출현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알레르기 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여파는 1992년 도굴로 인해 긴급 발굴을 실시했던 함평의 신덕 고분에까지 미쳤다. 발굴이 끝나면 당연히 정식 발굴보고서를 내야 하는 것.

그러나 이 신덕 고분 보고서는 발굴한 지 11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행정용 보고서로만 작성됐을 뿐. ‘쉬쉬’ 하는 속내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것. 일본의 경우 전방후원분 연구논문만 수천편이고 관련서적만 해도 수백권에 달하는 상황. 그런데 5명도 안되는 연구자만 분투하는 우리의 여건이 너무도 초라하다. 아직 능력부족이므로 좀 더 공부한 후에 자료를 내야한다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사실 연구결과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요즘 우경화 분위기가 짙은 일본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우리가 논리적으로 반박할 준비가 됐는지…”. 학자들의 걱정이다. 유적수가 워낙 적어 10여기에 불과하고 전남지방에 나타난 이른바 일본식 무덤을 연구해봐야 자칫하면 본전도 못찾는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한·일간 역사 공동연구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 여기서 그냥 방치할 수는 없다.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여년간의 꾸준한 노력으로 임나일본부설 불식에 큰 도움을 주었던 ‘가야연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환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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