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성 천호로 있던 환조가 개경에 와서 왕을 뵙다
이 해에 우리 환조(桓祖)가 쌍성등처천호(雙城等處千戶)로서 〈개경에〉 와서 왕을 알현하는데 왕이 말하기를, “그대의 조부와 아비는 몸은 비록 나라 밖에 있었지만 그 마음은 우리 왕실에 있었기에 나의 선조들께서는 실제로 총애하고 가상하게 여겼노라. 지금 경의 〈행동은〉 선조의 이름에 더할 것이 없으니 내가 장차 너를 귀하게 성취시켜 주겠노라.”라고 하였다. 쌍성(雙城)은 땅이 제법 비옥하고 풍요로와서 〈고려의〉 동남 지역 백성 중에서 일정한 생업[恒産]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귀부하였는데 국가에서는 원(元) 중서성(中書省)에 〈그 사실을〉 보고하였으며, 〈중서성은〉 성지(聖旨)를 받들어 관리를 파견해오고, 요양성(遼陽省)도 관리를 파견해왔다. 왕은 행성낭중(行省郞中) 이수산(李壽山)을 보내, 〈쌍성으로〉 가서 같이 모여서 새로 이주한 주민과 원거주민을 구별하여 호적을 작성하게 하고 이를 삼성조감호계(三省照勘戶計)라고 불렀다. 그 후에 〈백성들을〉 안무(按撫)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아서 점차 흩어져 이동하게 되었으므로 왕은 환조에게 이를 주관하라고 명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백성들은 그 생업에 안착할 수 있게 되었다.
세가 권 제38.
세가 권 제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