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죄인(罪人)이 유배지에 도착한 일을 주달합니다. 이번에 접수한 간성 군수(杆城郡守) 신간(申暕)의 첩정(牒呈 하급 관아에서 상급 관아로 올리는 공문서)에, “이번에 본도(本道)로 보낸 경상도 관찰사(慶尙道觀察使)의 관문에, ‘하동부(河東府)의 수추 죄인(囚推罪人 가두어 놓고 심문하는 죄인) 권 조이(權召史)에 관해서 입니다. 그녀가 말하기를, 「저와 김 조이(金召史)는 유복지친(有服之親)의 사이인데, 미세한 일로 인해 서로 다투다가 김 조이로 하여금 스스로 물에 빠져 죽게 한 지경에 이르게 하였으니, 제가 비록 김 조이에게 손을 댄 일은 없으나 존속(尊屬)을 능멸하고 핍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죄는 면할 수 없으니,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지만(遲晩)합니다.」라고 한 죄를 검률(檢律)로 하여금 조율(照律 범죄 사실에 대하여 법조문을 적용함)하도록 하니, 검률 변세진(卞世鎭)의 수본(手本 상사(上司) 또는 관계 관서에 보고하는 문서)에, 「《대명률(大明律)》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조에, 『대공복(大功服)에 해당하는 존장(尊丈)을 위세로 핍박하여 죽게 한 자는 형장(刑杖) 1백 대를 쳐 3천 리로 유배한다.』고 하였으니, 권 조이는 형장 1백 대를 쳐 3천 리 밖으로 유배하는 사죄(私罪 공사(公事)와 관계없는 사행위(私行爲)로 지은 죄)에 해당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권 조이에게 위의 율(律)을 시행하여 형장 1백 대를 쳐 3천 리의 유배에 처하고 유배지를 귀도(貴道)의 간성군(杆城郡)으로 정하고 별도로 관족사(官族使)를 정하여 그녀를 유배지로 압송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녀가 유배지에 도착한 즉시 믿을 만한 사람에게 보수(保授 죄인을 유력자가 책임지고 맡아서 감호(監護)하게 함)하여 안접(安接)하도록 하고, 그녀가 유배지에 도착한 월일(月日) 및 보수인(保授人)의 역(役)과 성명을 모두 귀도에서 관례에 따라 신문(申聞)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위의 죄인 권 조이를 지난달 10월 15일에 압송해 왔기에 믿을 만한 사람 기보(騎保) 손경태(孫京太)에게 보수(保授)하여 안접하도록 하고 원래의 관문을 올려 보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삼가 갖추어 신문(申聞)합니다.
건륭 23년 11월 초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