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서형산 아래에서 군사를 사열하다
(
674년
08월
)
8월에 〔왕이〕 서형산(西兄山)註 001
아래에서 군사를 크게 사열하였다.註 002
註 001)
서형산(西兄山): 현재 경주시 서악동에 있는 산이다. 중턱에 산 정상을 두른 테뫼식 산성이 있는데, 둘레는 2.9km이고 돌을 이용하여 성벽을 협축식(夾築式)으로 쌓은 석성(石城)이다. 서쪽 방면에서 도성으로 진입하는 적군을 방어하던 군사방어성이었을 것이다. 본서 권제4 신라본기제4 진평왕 15년(593) 7월조에서 ‘서형산성을 고쳐 쌓았다.’고 하였으므로, 593년(진평왕 15) 이전에 축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형산성을 673년(문무왕 13)에 증축(增築)하였고, 성안에 소금 창고[鹽庫]가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선도산(仙桃山)으로 기록하였는데, 경주 중심지 서쪽 7리에 위치하였으며, 신라 때 서악(西嶽)이라 불렀고, 서술(西述)·서형·서연(西鳶)이라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삼국유사』 권제5 감통제7 선도성모수희불사조에서 이 산의 성모(聖母)에 대한 설화를 기록하였다. 문무왕과 흥덕왕대에 대규모 열병식을 그 아래에서 거행하기도 하였다.
註 002)
군대를 크게 사열하였다: 문무왕은 674년 8월에 신라와 당의 전쟁이 진행 중일 때에 서형산(西兄山) 아래에서 대열(大閱)을 실시하고, 다시 다음 달에 영묘사(靈廟寺) 앞길에서 열병(閱兵)을 실시하여 아찬 설수진(薛秀眞)이 펼치는 육진병법(六陣兵法)을 관람하였다. 그리고 흥덕왕도 역시 서형산 아래에서 대열(大閱)을 마친 다음에 무평문(武平門)에서 사격(射擊)을 관람한 바 있다. 여기에서 습진(習陣)과 사격은 모두 군사력을 증진시키려는 군사훈련의 일환이었다. 또한 이것이 실시되는 장소에 신라왕이 임석한 사실은 열병의 기능이 군사통수권의 확인에 있음을 암시한다. 신라 초기 추대를 받아 즉위한 왕들의 경우 왕위계승의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신라왕들에게 군사통수권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던 열병은 왕권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흥왕 이후 이른바 신라 중고기 왕들은 열병을 실시하지 않았다. 고대 국가체제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병부령(兵部令)을 비롯한 군사조직이 중앙집권적인 방향으로 정비되고 있었기 때문에, 열병을 통한 군사통수권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김영하, 1990, 「백제·신라왕의 군사훈련과 통수」, 『태동고전연구』 6, 43쪽). 나당전쟁 시기에 이르러 문무왕이 직접 열병을 실시한 것은 당나라라는 거대 제국과의 결전을 앞두고 군사통수권을 재확인하고 군심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註) 001
서형산(西兄山): 현재 경주시 서악동에 있는 산이다. 중턱에 산 정상을 두른 테뫼식 산성이 있는데, 둘레는 2.9km이고 돌을 이용하여 성벽을 협축식(夾築式)으로 쌓은 석성(石城)이다. 서쪽 방면에서 도성으로 진입하는 적군을 방어하던 군사방어성이었을 것이다. 본서 권제4 신라본기제4 진평왕 15년(593) 7월조에서 ‘서형산성을 고쳐 쌓았다.’고 하였으므로, 593년(진평왕 15) 이전에 축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형산성을 673년(문무왕 13)에 증축(增築)하였고, 성안에 소금 창고[鹽庫]가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선도산(仙桃山)으로 기록하였는데, 경주 중심지 서쪽 7리에 위치하였으며, 신라 때 서악(西嶽)이라 불렀고, 서술(西述)·서형·서연(西鳶)이라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삼국유사』 권제5 감통제7 선도성모수희불사조에서 이 산의 성모(聖母)에 대한 설화를 기록하였다. 문무왕과 흥덕왕대에 대규모 열병식을 그 아래에서 거행하기도 하였다.
註) 002
군대를 크게 사열하였다: 문무왕은 674년 8월에 신라와 당의 전쟁이 진행 중일 때에 서형산(西兄山) 아래에서 대열(大閱)을 실시하고, 다시 다음 달에 영묘사(靈廟寺) 앞길에서 열병(閱兵)을 실시하여 아찬 설수진(薛秀眞)이 펼치는 육진병법(六陣兵法)을 관람하였다. 그리고 흥덕왕도 역시 서형산 아래에서 대열(大閱)을 마친 다음에 무평문(武平門)에서 사격(射擊)을 관람한 바 있다. 여기에서 습진(習陣)과 사격은 모두 군사력을 증진시키려는 군사훈련의 일환이었다. 또한 이것이 실시되는 장소에 신라왕이 임석한 사실은 열병의 기능이 군사통수권의 확인에 있음을 암시한다. 신라 초기 추대를 받아 즉위한 왕들의 경우 왕위계승의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신라왕들에게 군사통수권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던 열병은 왕권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흥왕 이후 이른바 신라 중고기 왕들은 열병을 실시하지 않았다. 고대 국가체제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병부령(兵部令)을 비롯한 군사조직이 중앙집권적인 방향으로 정비되고 있었기 때문에, 열병을 통한 군사통수권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김영하, 1990, 「백제·신라왕의 군사훈련과 통수」, 『태동고전연구』 6, 43쪽). 나당전쟁 시기에 이르러 문무왕이 직접 열병을 실시한 것은 당나라라는 거대 제국과의 결전을 앞두고 군사통수권을 재확인하고 군심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주제분류
- 정치＞군사＞군사조직＞군사훈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