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5일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과 관련한 가짜 뉴스와 혐오 발언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도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3명 추가 발생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우한 폐렴 대응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다행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조해서 적절히 대응을 잘하고 있다"며 "철저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방역함으로써 큰 불상사가 안 생기고 방어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조금씩 승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며 "어제부터는 완치 환자도 생기고 격리에서 해제되는 분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 후 1시간쯤 지나 17·18번 확진자가 발표됐다. 이날 밤에도 19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이인영(오른쪽)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며 “우한 폐렴 관련 가짜 뉴스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이 발언이 나온 뒤 3명 더 늘었다.

곧이어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개 발언에 나선 지도부 9명 중 5명이 우한 폐렴과 관련된 '가짜 뉴스'를 성토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이 발표한 대변인과 원내대변인 논평도 모두 '한국당발 가짜 뉴스'를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박주민·설훈·김해영 최고위원은 한국당 지도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 300만개를 가져다줬다"(한국당 황교안 대표), "2020년 예산안 심의 때 '4+1'이 마스크 지원 예산 114억원을 삭감했다"(한국당 한 의원) 등의 발언이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위 위원장인 박광온 최고위원은 온라인상의 가짜 뉴스가 문제라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포털과 커뮤니티상 456건의 허위 조작 정보 중 93%가 유튜브 채널 4개에서 생산됐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확진자로 보이는 사람이 피를 토하고 어디서 쓰러졌다' '확진자가 ○○○에 산다더라' 등이 대표적 가짜 뉴스"라며 "이런 걸 일일이 거론하면 또 다른 가짜 뉴스가 생산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론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혐오 발언'도 문제 삼고 있다. 최근 이인영 원내대표는 "질병보다 빠르게 퍼지는 가짜 뉴스와 혐오 조장을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도 "질병 확산을 근거로 인종주의적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 요구 등이 "혐오를 부추기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4일부터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하자 "적절한 조치"라고 말을 바꿨다. 정부·여당이 중국 눈치를 보는 사이에 '방역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에선 "자화자찬하면서 가짜 뉴스가 몇 건인지 세고 있을 시간에 방역 대책이나 마련하라"고 했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여당은 눈 가리기에 급급해 야당 탓, 가짜 뉴스 탓만 하고 있다"고 했다.

여당이 거꾸로 "가짜 뉴스 생산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31일 공개회의에서 "2차 감염자가 보건소에 근무했다"고 말했다가 "착각에 의한 실수"라며 정정했다. 민주당 신종코로나특위 위원장인 김상희 의원은 한국과 중국의 체온 검역 기준을 잘못 이야기해서 논란이 됐다. 이날도 당정은 '자가증상 체크 휴대전화 앱' 개발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을 빚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과 자가 격리자 등을 대상으로 자가진단, 체류 현황 파악을 위한 휴대전화 앱을 개발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핵심 당직자가 "외국인 입국자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앱"이라고 설명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위치 정보를 수집 활용하는 앱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