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통일인가?
by Silla on 2020-02-09
'우리는 처음부터 한 민족이었나?'에서 한민족은 신라가 대동강 이남을 단일정치공동체에 담으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니까 그 이전에는 하나의 민족이었던 적이 없다. 따라서 660년에 시작되어 676년에 마무리된 지배구조의 변화는 민족을 통일한 것이 아니다.

이 점을 혼동하고 이것을 불완전한 민족통일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쉽게 비유하자면, 한 남자가 낯선 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비로소 부부가 된 것을 두고 그 남자가 자기 부인을 만나 결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절대 자기 부인을 만날 수 없는 것이다.

또 근대 이후에 생겨난 민족주의의 관점으로 고대역사를 바라보는 것도 맞지 않다.
고대사회에 있어서 영토와 백성으로 이루어진 나라는 지배집단, 특히 지배집단의 가장 최상위에 있는 왕의 소유물처럼 취급되었다. 왕은 영토에 백성들을 풀어놓고 물질을 생산하게 한 다음 그 수확물을 거둬들인다는 개념이다. 그리고 전쟁이란 그러한 영토와 백성을 놓고 다른 지배자들과 벌이는 먹이다툼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고대인의 관념을 인식하고 고대사를 해석해야지 오늘날의 민족주의나 기타 고대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가치 기준으로 고대사를 들여다보면 절대 고대사를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과자를 놓고 다투는 아이들의 싸움을 좌파와 우파의 대결로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 676년까지의 수많은 전쟁들도 그 본질을 따져 올라가 보면 결국 한반도의 영토와 백성을 놓고 신라, 백제, 고려, 당(唐) 그리고 왜(倭)까지 참여하여 벌인 한바탕의 큰 먹이다툼일 뿐이다. 여기에 동족이니 민족이니 하는 개념은 적용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며 민족통일이라는 말은 더더욱 성립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