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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남강댐 상류인 경남 진주시 명석면 진양호 언저리에서 진주시 공무원과 주민들이 폐사한 빙어떼를 수거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
- 진주시·수공, 원인 등 분석 나서
100만 서부경남 주민의 식수원인 진양호에서 녹조 발생에 이어 빙어 수천 마리가 집단폐사해 진주시와 남강댐관리단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13일 남강댐 상류 10㎞ 지점인 진주시 대평면 청동기박물관 앞 진양호 일대에 빙어떼가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죽어가고 있었다. 진양호 주변에는 빙어를 먹이로 낚아채려고 백로떼가 무리를 이룰 정도였다.
또 이 일대 물이 빠진 진양호 바닥에는 빙어 수천 마리가 떼죽음 당한 채 널려 있었다. 이 근처에선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어 빙어떼가 죽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주시와 수자원공사 남강댐 관리단은 주민들과 함께 폐사한 빙어떼를 수거해 땅에 묻는 작업을 벌였다. 폐사한 빙어는 대평면 일대 수백m 구간에서 발견됐다.
마을 주민들은 "진양호에서 빙어가 폐사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 박열상(45) 씨는 "지난 12일께부터 2~3㎝ 크기의 치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해 산란기를 맞은 성어들까지 모조리 죽고 있다"며 "현재 상태로는 진양호 내 빙어의 씨가 마르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40년 이상 살았으나 빙어가 떼죽음을 당한 모습은 처음 본다"며 시의 조속한 원인 파악과 대책을 요구했다.
진주시는 남강댐관리단과 함께 빙어 폐사의 원인 분석에 나섰다. 이와 함께 진양호가 서부경남 주민 식수원인 만큼 현장 조사와 함께 수질 분석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빙어떼가 집단폐사한 명석면 일대 진양호 상류에는 녹조가 발생해 진양호 수면은 마치 물에다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연녹색을 띠고 있다. 녹조 현상은 호수에 유기물질이 다량 유입돼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심해졌으며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냉수어종인 빙어는 수온이 24도 이내에서 가장 잘 생육하며 저층 온도가 27~28도 이상 되면 서식이 곤란하다"며 "진양호 수온이 31도 이상까지 올라가면서 산소가 급격히 떨어져 집단폐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또 다른 원인이 없는지 여러모로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